지난 19일 새벽 고양시 일산구 마두역에서 벌어진 고양지역 회사택시 기사들의 도로점거농성 사태는 고양시에서 공공연히 원정영업을 하던 서울택시와의 사소한 마찰에서 시작됐다.

이날 새벽 1시45분께 고양 회사택시 기사들이 마두역 나이트클럽 옆 골목에 대기하고 있던 서울택시 기사들에게 “왜 고양에서 영업을 하느냐”고 항의하는 자리다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울택시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때마침 서울택시가 비운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고양택시를 단속하려 하자 이들의 불만이 폭발, 고양택시 250여대가 몰려들면서 마두역∼이마트사거리 왕복 8차선 중앙로 1㎞ 가량을 순식간에 점거했다.

택시기사들은 비록 오전 7시30분께 경찰에 의해 해산됐지만 서울택시 원정영업 단속을 요구하며 이날 하루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고양택시 운전사들은 서울택시의 3분의1 가량이 수도권 일대에서 장거리 승객 유치를 위해 장기 정차하거나 일부는 상주영업까지 일삼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행법상 타 사업구역으로 승객을 태우고 간 택시는 귀로도중 자기 사업구역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귀로영업'을 허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택시기사들이 하루 평균 10시간 영업해 대략 10여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반면 귀로영업을 악용해 수도권에서 상주하면서 장거리 손님만 골라 태우는 택시는 2~3시간 영업만으로도 같은 수익금을 얻고 있다.

현재 서울시 택시는 모두 7만8천여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출퇴근 시간과 심야시간대 택시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합승에 승차 거부는 다반사요, 소위 '따블'(정상요금의 두배)을 외쳐야만 된다.

서울시민의 택시이용 불편을 해소하고 수도권 택시 운전사들의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라도‘사업구역외 불법 영업행위'를 단속, 정상영업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이종태(지역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