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동에만 이미 광역도로 3개가 통과하는데 여기에 4개가 더 생기면 높이 30m 교각이 22개에서 80여개로 늘어납니다. 청계동이 무슨 왕정시대때 죄인들을 교각으로 가두는 유배지입니까?”

지난 19일 만난 청계동 자연부락 한직골 주민들은 “건설교통부, 민간건설사, 경기도 등의 책상행정때문에 마을의 20% 가까이가 도로면적으로 바뀌게 됐다”며 “주민들 삶이 송두리째 무너져 이제는 대대로 살아온 동네를 떠나야할 판”이라고 불만을 토해냈다.

내년부터 오는 2008년까지 민간과 국책사업에 따라 의왕시를 통과하는 광역교통망은 호남고속철(서울∼화성), 수도권서부고속도로(수원∼광명)등 5건.
이들 광역교통망은 청계동 일대 한직골 등 4곳, 초평·월암동일대 6개 자연부락을 무 자르듯 양분시키고 30여년간 보존돼온 '청계산∼바라산∼광교산∼백운산' 녹지축까지 파묻는다.

더욱이 대형프로젝트가 추진중인 백운호수, 포일첨단산업단지 등도 모두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마침내 주민들은 시민·사회단체와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 조직적인 백지화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들 광역도로교통망사업이 사전협의없이 추진되다보니 착공직전까지도 의왕시는 전혀 눈치를 못챘다는 점이다.

특히 민간사업의 경우 건설사 입맛대로 노선이 결정됐는데도 건교부 등이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것도 주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주민들은 “참여정부는 다를줄 알았어요. 출범초부터 지방분권 밝혔잖아요. 그러나 지자체 협의는 고사하고 주민공청회 한번 없는 일방통행식 노선결정은 결국 지방을 통제하겠다는 것 아닙니까”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요섭(지역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