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은 국도 3호선과 종단된 경원선과 같은 축을 이루고 접경지역 오지이기 때문에 아픔을 서로 잘 이해하는 이웃사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천여명의 연천 주민들이 붉은색 띠를 머리에 두르고 철원군청으로 달려간 까닭은 철원군의 연천군 신서면 고대산 인근에 폐기물처리장 신설 강행과 관련 연천주민들의 생존권 위기가 코앞에 닥쳐온 이유에서다.
 
이곳 고대산 인근은 반경 1㎞이내에 주민들이 버젓이 살고 있고 차탄천은 주민과 군부대 장병들의 식수원이기도 하건만 철원군의 사업강행 의지는 주민봉기를 가져오기에 충분한 이유가 됐다.
 
등반객들에게 산나물, 채소거리라도 팔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며 새벽부터 신탄리역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는 것이 연천 군민들의 실상이다.
 
주민들은 “내년말 폐기물처리장이 준공되면 삼림욕을 즐기러온 등산객들이 맑은 공기 대신 다이옥신 공기를 들이마신후 또다시 고대산을 찾겠느냐”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또 “지난 96년과 99년 수해와 뒤이은 가뭄사태 등 자연재해를 피부로 겪은 마당에 이젠 이웃에 의한 피해까지 당해야 하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양쪽 자치단체가 이렇듯 팽팽한 신경전이 오가자 지난 10일 경기도는 강원도에 중재를 요청, 사업부지를 고대산 반경 5㎞ 밖으로 이전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경기도는 철원군의 사업강행 의지만 재확인 했을뿐 시간만 낭비한 꼴이 됐다.
 
또 지난 15일 철원군 관계자는 대화로 풀어나가자는 말을 연천군 주민들에게 건넸지만 이는 원론적인 답변에 불과, 성난 주민불길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옆집 사정이 이러한데 철원군 주민들은 경원선을 복원해 달라는 염원이 강렬하다.
 
오늘의 상생과 화합이 먼 미래 발전을 가져다주는 이웃사촌 철원군이 되기를 연천군민들은 바라고 있다./연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