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돌고 초목도 싹튼다는 '우수'가 지나고 봄이 찾아오는가 싶더니 갑작스레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와 눈발이 불어닥쳤다.
 
창문을 내다보고 있자니 최근의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연상된다.
 
각종 경제지표 상승에 힘입어 부동산시장도 바닥을 치고 상승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갑작스레 부동산 과열 억제라는 정부정책이 나오며 시장이 위축되는 양상이다.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닥친 것은 지난 17일. 이날 '2·17 판교 및 수도권 대책'이 나온 이후 판교와 인접한 분당, 용인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주춤세를 보였다. 판교 인근 부동산에는 불법청약통장 거래 및 이상 부동산 거래를 감시하기 위해 수십명의 관계 공무원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정작 이렇다할 정황을 잡았다는 보고는 들리지 않는다. 이미 판교 부동산 시장을 달궈 놓았던 투기세력 등은 빠져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뒷북 행정이란 말만 거론될 뿐이다.
 
실제 판교내 P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이 부근의 부동산중개소를 들락거리는 사람은 언론사 기자들과 단속공무원 뿐”이라며 “지금와서 단속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당초 정부는 판교를 강남을 대체할 신도시로 거론하며 부동산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판교신도시가 이런 역할에 다소 미흡할 뿐 아니라 오히려 주변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가격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에서 중대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격을 1천500만원에 묶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현지 중개소 관계자들은 이미 늦었다는 분위기다.
 
언제나 그렇듯 날은 추워도 어김없이 봄날은 찾아오는 법이다. 정부에서도 무조건 정책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다가올 봄날을 위해 제도정비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