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들은 국가의 녹을 먹는 농부들입니다. 업무와 농사 모두 중요하지만, 솔직히 논밭에 나가 부쩍 자란 곡식을 볼 때 더 신명이 납니다.” 수원시 장안구청 사회산업과 직원들은 이렇게 속삭이듯 말했다.

공공근로사업의 일환으로 휴경농지를 경작키로 한 지난 98년 직원들은 토지주인의 양해를 얻어 처음 경작지를 찾았을 때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온갖 잡목과 잡풀로 농지라기 보다는 그저 버려진 불모지였기 때문이다.

한달간에 걸쳐 공공근로요원 100여명과 나무와 풀을 뽑고 이랑을 파 상광교동에 1천500평 규모의 농지를 만든 직원들은 처음 배추 2만포기를 수확해 동광원 등 20여곳의 시설로 가져갔던 날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불모지를 개척해가며 2년간 일군 땅이 지금은 9천여평에 이르며, 지난해 쌀 280포와 고구마 110박스, 배추 1만7천여포기 등을 수확했다. 수확물은 모두 소년.소년가장과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 240여세대에 전달됐다.

그러나 올해 공공근로자가 20여명으로 줄어든데다 날씨까지 가물어 직원들은 수확걱정에 예전보다 더 자주 논밭을 찾고 있다./李宰明기자·jmtru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