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청량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에게 최규현씨(64·남구 용현 5동)는 `욕쟁이 할아버지'로 통한다. 무심코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버렸다가는 가차없는 호통이 뒤따르기 때문에 얻어진 별명이다.

그는 지난 85년부터 매일 아침 청량산에 올라 약수터 주변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잡상인 내쫓기와 행락질서 캠페인까지 도맡아 산에 오르는 이들은 그를 구청 직원으로 착각할 정도다.

15년간 매일 1kg이상의 쓰레기를 수거하다보니 그가 이곳에서 치운 쓰레기만도 5t을 족히 넘긴다.

볼일이 급한 등산객들이 여기 저기 실례(?)를 하는 바람에 산이 점점 더럽혀지는 모습을 지켜보다 못해 용돈을 털어 간이화장실을 설치하기도 했다. 덕분에 그동안 `미관상의 이유'를 들어 화장실설치를 외면했던 연수구도 최근 간이화장실 3개를 설치키로 결정했다.

최씨는 “인천에서 청량산마저 황폐해 지면 후손들에게 어떻게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 며 “산을 아끼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산에 오를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산이 있는한 욕쟁이 노릇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다./車埈昊기자·Junh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