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수많은 한인2세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 우리민족이 어떠했는지.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어떠한 고초를 겪어 왔는지 잘 알지 못한다. 자신들이 중국사람이라는 것을 애써 강조할 뿐이다. 우리네 부모 모습 그대로를 알고 싶어 역사 공부를 시작했다는 중경 대한민국임시정부 구지진열관(舊址陣列館) 부관장 이선자씨(李鮮子^37)를 통해 중국 현지의 상황과 한국에 바라고 싶은 얘기를 들었다.


 -임시정부 구지진열관에서 하는일은.

 ▲우리 진열관은 중국과 한국 공동으로 일제에 항거했던 지난날의 모습과 문물을 보관 전시, 찾아오는 사람들을 통하여 특히 한국 관광객들에게 독립운동의 정신을 전파하는 역할과 일제 해방운동의 역사를 연구하는 일을 맡고 있다. 한국의 마지막 임시정부 청사였던 중경 연화지 그 자리에 1995년 중국과 한국 공동으로 건물을 복원했다.


 -한국의 독립운동과 정신에 대해 한인2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비극이다. 중국의 한인2세들은 내부모 고향이 어디인지. 내 민족이 어떠한 길을 걸어 왔는지 모르거나 외면하고 있다. 중국의 소수민족에 대한 홀대나 교육의 부재다. 소수민족이라고 하면 웬지 따돌림당하는 느낌도 이유가 된다. 나 또한 어릴적 아버지로부터 어렵게 얘기를 들었다. 일제의 폭압아래 먼 이국땅으로 피신해야 했던 아버지. 당신도 아마 자식이 이곳 사회로부터 박대 받는 모습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학교 진학후에야 나에게만 조용히 고향이 어디며 우리조상은 누구다 라는 것을 알려주었을 뿐이다. 중국 동북쪽이나 여타 다른 곳들을 물색해서 한국독립운동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순회 사진전 등을 열 계획이다.


 -한국 독립운동 유적들은 어떤 상태인가.

 ▲내가 있는 연화지 청사 등 일부는 복원돼 보존상태가 우수하다. 그러나 당신네 취재팀도 확인했듯이 중경, 기강 등의 임시정부 옛 청사와 지사들이 살았던 건물들의 훼손상태가 심각하다. 대부분이 방치되거나 재개발로 스러져가고 있다. 중국내 현실상 그 유적들을 모두 보존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그냥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한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중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다. 나날이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나라를 빼앗겼던 역사를 잊지 않는다면 조국을 더욱 사랑하기 바란다. 부강한 조건과 우수한 문화를 갖추지 않는다면 남의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는 역사의 사실을 상기하길 바란다. 한국이 중국보다 잠깐 경제력이 앞선다 하여 한국관광객들이 겸손한 모습을 벗어나 불쾌한 행동을 보일때가 있다. 목숨을 걸고 독립을 이루고자 했던 조상들의 엄숙한 모습을 한번 더 생각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것이 있다면 나에게 한국의 젊은 동학(同學)들이 생겨 자연스럽게 한민족의 역사를 교환하고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