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피룬 사오마이 태풍과 예상치 못한 이상기온에 따른 어려운 기상여건속에서도 올 농사는 풍년작을 기록했다.
특히 대표적인 쌀은 평년작을 웃돌아 3천677만석이 생산됐고 우리식단에 없어서는 안될 반찬 재료인 배추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38%가 늘어난 167만t이나 생산되었다. 태풍을 만나 낙과피해가 심했던 배의 경우도 결과는 지난해보다 20%가 늘어난 31만2천t을 기록했다.
풍년의 결과는 그동안 우리의 농업기술이 상당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긴 하나 무엇보다 농업인들의 피와 땀의 결실임을 누구도 부인치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예전 같으면 풍악을 울리고 풍요를 노래해겠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농산물 가격하락,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외국산 농산물이 홍수를 이루는 시점에서 농민들의 현실은 풍작에 한가로이 뒷짐지고 마음을 편하게 가누질 못하고 있다.
반면 풍작의 대가는 혹독하게도 천금과 같은 무거운 마음과 끝이 보이질 않는 시련만이 답했다.
분명 이같은 어려운 상황은 비단 농업인 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농업은 우리의 뿌리요, 우리의 생존기반이다.
농업의 중요성을 새삼 떠올릴 필요는 없겠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 농업이 국가안보와 환경문제 등과 직결되고 있음에 이견은 없다.
도산 안창호선생은 “농민이 인류의 생명창고를 손안에 잡고 있다”며 농업의 중요성을 평소 강조했다. 급변하는 시장환경 변화속에서도 비록 1차산업이긴 하나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경시해서도 안될 이유 역시 바로 그 것이다.
고사성어중에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란 말이 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만이 그 아픈 심정을 안다는 것으로 상호간의 협조와 단결을 의미한다.
최근 소비자 단체에서 각 가정 김장김치 5포기 더 담그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단체와 일반기업까지 나서 김장김치를 직접 만들어 불우이웃에 전달하는 등 밭을 갈아엎을 정도로 값이 폭락한 배추와 무 등의 생산농가돕기 운동이 가열차게 전개되고 있다.
때를 같이해 우리 경기농협도 가격 등락폭이 심한 농산물에 대해 채소수급안정사업을 실시하고 가격이 폭락해 시름하고 있는 배추농가를 위해 재배계약 농가를 대상으로 최저보장가격으로 1천t을 수매할 계획이다. 또 올해 과잉생산된 배의 수출확대를 위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을 수출목표로 잡고 추진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우리농산물 애용과 신토불이를 소중히 하는 `농촌사랑'이다. 아무리 정책이 좋고 유통체계가 잘 갖춰있다하더라도 `우리 농산물사랑'이란 기본이 없다면 모두가 허사일 것이다.
나라마다 국가안보차원에서 자국의 농산물에대한 철저한 보호책을 강구해 급변하는 시장변화에서 생존의 보호그물을 드리우고 있는 시점에서 소비자들의 우리농산물 애용은 정말 소중하다.
기름지고 풍요로움과 넉넉한 마음이 배어났던 우리의 농촌이 설땅을 잃는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외국속담에 “음식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못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영양이 풍부한 우리농산물 애용과 적당한 소비가 얼어붙은 국민건강과 농업인들의 마음을 푸는 보약이 될 것이다. <李秀鏞(경기농협본부장)>李秀鏞(경기농협본부장)>
우리 농산물 사랑
입력 2000-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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