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는 21일 이영탁 국무조정실장과 변양균 기획예산처 차관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현재 10곳인 복권발행 기관을 기획예산처로 창구를 단일화하는 내용의 '통합복권법'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특히 경기도와 서울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법안이 복권 수익기금의 70%를 국가균형발전사업 등에 사용토록 한 것은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역행하는 수도권 '역차별'적 발상이라며 해당 조항의 삭제를 요구해 이 실장과 공방을 펼쳤다.

한나라당 김윤식(용인을) 의원은 “현재 국가균형발전법안을 놓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원들끼리 대립돼 있는데 준조세적 성격을 띤 기금 사업을 분배 차원에서 배정하는 것은 문제”라며 “전체 인구의 47%가 몰려 있는 수도권 비대화는 오히려 사회간접자본 투자비용 감소와 IT사업 등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역설적 논리를 폈다.

김 의원은 또 “기금을 지방의 부족한 재원에 쓰겠다는 것은 상당한 충돌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한뒤 “꼭 내가 수도권 출신이라서 그러는게 아니다”고 상기시켰다.

같은 당 김문수(부천소사) 의원은 “기획예산처가 돈에 눈이 어두운 나머지 도박판을 벌여 70%의 고리(高利)를 뜯겠다는 발상”이라며 “법률과 국회 통제에서 벗어난 사업추진은 절대 안된다”고 가세했다.

이에 변 차관은 “기금 배정문제는 기획예산처가 아니라 복권제도심의위에서 결정한다”고 강조했으나 한나라당 김원길(서울강북갑) 의원은 “앞으로 로또로 조성된 기금이 1조, 2조에서 10조원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조세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절대 받아줄 수가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정치하는 분들만 어려운 게 아니라 우리도 어렵다”고 읍소하면서 “복권이 이렇게 가면 안된다고 모든 사람들이 절감해서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법안 통과에 협조를 요청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