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는 11일 대검 청사에서 '불법대선자금등에 관한 청문회'를 열고 썬앤문 그룹의 불법대선자금 제공의혹, 대선 당시 노무현후보 캠프의 불법 대선·경선자금 의혹 등에 대한 기관보고를 듣고 증인 신문을 벌였다.
전날 금융감독원 청문회를 저지하고 국세청 청문회 참석을 거부했던 열린우리당측도 이날 대검청사에서 열린 청문회에는 참석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 노 대통령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 노 대통령 후보당시 정무팀장이던 안희정씨,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후원회장인 한영우씨 등 핵심증인들은 대거 불참했다.
사안별 공방을 정리해본다.
●불법대선자금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은 “작년 2월19일부터 시작돼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결과, 한나라당 대선자금은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 후보에 대한 4대 기업 불법자금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이종걸(안양 만안) 의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해 우리당 창당과정에 참여한 의원들은 당시 한나라당내에서 미운털이 박힌 의원들인데도 1억3천만원을 받았다”며 “불법대선자금이 502억원이라고 하는데 최소한 이보다 5배, 10배가 넘는 불법자금이 사용된 것을 국민이 다 안다”고 주장했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검찰은 여야를 넘나들며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속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고, 또 4대 그룹과 관련해서는 “SK, 현대 등이 민주당에 제공한 자금의 일부가 나왔고, 4대그룹 수사는 끝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경선자금
민주당 김영환(안산 상록) 의원은 “검찰이 한화갑 전 대표가 SK로부터 4억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때가 2003년 10월인데 3개월동안 처벌을 미루고 있다가 구속수사를 한 것은 어떻게 보면 직무유기이며, 표적수사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함승희 의원은 “정동영 의장은 스스로 2천만원을 받았다고 했고, 김근태 의원도 그랬다”며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해서만 수사를 집중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송광수 검찰총장은 “한 전대표의 경우는 지난해 10월 진술을 얻어내 증거를 보완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편파수사 주장을 일축했다.
송 총장은 노 대통령과 정동영 의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 “불법자금을 수사하면서 대선자금이든 경선자금이든 범죄혐의가 있으면 수사해 처벌하겠다”며 “현재 고발장이 접수돼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민경찬 펀드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은 “민경찬씨 사건은 '허풍'이라고 하더니 청와대와 조율했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검찰이 오늘이라도 경찰로부터 송치를 받아서 수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광수 총장은 “이번 금요일(13일)에 경찰에서 관련 사건을 송치하면 어떠한 예단도 가지지 않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썬앤문 감세청탁 의혹
함승희 의원은 썬앤문 그룹과 관련한 국세청의 내부 실무문건에 '노'자가 적힌데 대해 “어제 국세청에서 사본을 검증해보니까 추징예상액 171억원과 조정가능액 71억원이라고 적혀있는 부분에 ×자로 그어졌고, 오른쪽 끄트머리에 25억원이라고 적힌 옆 아래쪽으로 화살표가 돼 있고, 그밑에 한글로 '노'라고 돼 있었다”며 “어떤 특정인을 상징하는 '노'가 아니냐”며 노 대통령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문병욱 회장은 김성래 전 부회장의 주장과 의원들의 의혹제기를 강하게 부인했다.
청문회 '편파수사다' '아니다' 공방
입력 2004-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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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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