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7일부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및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참석, 동아시아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증진을 위한 정상외교를 벌인다.

올 순방 정상외교 활동을 마무리하는 이번 회의 참석은 김 대통령의 외교정책이미.중.일.러 등 주변 4강 중심의 「양자 외교」에서 동남아를 포함한 「다자 외교」로전환됐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동아시아 국가간 지역협력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일본,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과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양자간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외교활동을 활발히 펼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회의는 어떤 지역협의체에도 속해 있지 않은 동북아 주요 3개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정례화된 회의를 갖기로 사전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동남아+3」가 역내 공식협의체로 발전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정상회의에서 최근의 한반도 정세 및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아세안과 병행해 소지역 협의체로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아세안+3」 정상 차원의 첫 공동성명이 될 「동아시아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이와함께 「하노이 행동계획」에 따라 지원하고 있는 연 200만달러의한.아세안 특별협력기금을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회의 기간인 28일 오전에 열리는 한.중.일 정상 조찬회동은 동북아 3국 정상들의 첫 회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중.일 3국은 이날 회동이 첫 3국 정상간 만남인 만큼 무거운 정치.안보 문제는 논의대상에서 제외하고 각국의 경제난 극복 경험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축하 및 향후 WTO 체제하에서의 「3각협력」 강화 등 경제문제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세안+3」 회의를 마친 뒤 29일부터 공식 시작되는 김 대통령의 필리핀 국빈방문은 한.필리핀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양국간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고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들이 중점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