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시작된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내 일부 인사들이 탄핵철회 주장을 공론화하고 나서 주목된다.

김문수(金文洙) 의원을 비롯해 이재오(李在五) 맹형규(孟亨奎) 강인섭(姜仁燮) 전재희(全在姬) 홍준표(洪準杓) 심재철(沈在哲) 서상섭(徐相燮) 장광근(張光根) 의원 등 한나라당내 수도권 초.재선 및 원외위원장 20여명은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탄핵철회 문제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그러나 "탄핵을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과 "철회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 논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단 탄핵철회문제가 당내에서 공개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인 한나라당 차기 대표선출 경선에서 핵심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또 김용수(고양덕양을), 고진화(서울 영등포갑) 위원장 등 여의도 둔치에 천막당사를 설치한 한나라당 수도권 원외공천자 9명도 탄핵철회문제에 대해 논의, 오는 23일 새로 선출되는 새대표에게 탄핵철회를 건의키로했다.

앞서 당 대표경선에 나선 김문수 의원은 이날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표는) 탄핵안에 대해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탄핵 철회 부분까지 포함해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대표 특보단장인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지난 17일 노 대통령의 사과를 전제로 한 탄핵철회를 주장하며 전 공천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나섰다가 중단했었다.

민주당에서도 설 훈(薛 勳) 의원이 지도부의 사과와 탄핵철회를 요구한 데 이어 이낙연(李洛淵) 의원도 대통령 사과를 전제로 한 탄핵 철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양당 지도부 내에서는 여전히 탄핵철회 불가 입장이 강해 탄핵철회문제를 둘러싸고 적잖은 논란과 갈등이 우려된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탄핵철회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로 당의 존립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옳은 일을 한 만큼 계속 우리 주장을 얘기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며 정면돌파해 가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 역시 19일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한번 죽어야지 두번 죽어서는 안된다. (죽더라도) 서서 죽어야 한다"면서 탄핵정국의 역풍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