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중소기업의 인력기근이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경기본부에 따르면 1991~2003년중 경기지역의 전자부품 및 영상·음향·통신장비 업종의 생산은 연평균 32.7%의 고도 성장을 기록한 반면 취업자수 증가율은 연평균 0.4%에 그쳐 '고용없는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산업구조의 급속한 재편과 더불어 100만명에 육박하는 청년실업으로 일할 사람은 넘쳐나지만 정작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생산라인에 대한 기피현상은 말할 것도 없고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IT, BT 등 첨단산업에서도 중소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할 사람이 없다=휴대폰 단말기 조립회사인 평택의 A사는 한달이면 30~40명씩 빠져나가는 인력 때문에 15개 라인중 10개 라인밖에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장기근속기간은 고작 6~8개월에 불과해 수시로 인력을 보충하고 교육시키느라 품질 및 납품기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손해를 입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 여름부터는 주문량이 1.5배정도 늘어날 예정인데 지금 인력구조로는 납품기한을 맞출 여력이 없다”면서 “내국인 근로자는 거의 기대하기 힘들고 산업연수생들을 더 받을 수 밖에 도리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생산·관리직 뿐만아니라 연구개발부서도 사람구하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LCD장비 제조업체인 화성의 B사는 연구인력만 60여명에 이를 정도로 기술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역시 고급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이 회사 인사담당자는 “평균임금도 대기업의 90% 수준이라 여타 중소기업보다 좋은 급여조건이지만 구직자들이 지리적인 위치와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불신 때문에 망설이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대학을 방문, 전공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구인책을 펼칠 방침이다”고 밝혔다.
▲풍요속의 빈곤=중소기업 인력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도 대기업과의 현격한 임금격차다.
노동부에 따르면 1991년 고졸 취업자의 대졸대비 임금수준은 59.4%에서 2002년 66.9%로 7.5%포인트 상승해 학력별 임금격차는 축소되고 있는 반면 10~29인 기업체의 임금수준은 1993년 500인이상 기업체의 86.2%에서 2001년 76.8%로 하락,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임금격차가 심화됨과 동시에 고학력 실업자도 함께 늘고 있다.
2003년 경기지역 전문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66.6%로 1995년에 비해 5.8%포인트 상승한 반면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51.2%로 6.2%포인트 하락, 외환위기 이후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대도시 생활권과 떨어져 있는 중소기업들의 지리적 위치도 기피원인중의 하나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입지적으로는 공단내 연구소와 지리적으로는 성남 이남지역의 연구소에 대한 기피현상이 가장 심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우수중소기업들의 고급인력 확보를 위해 신입사원 채용시 6개월간 매달 60만원씩 임금을 보조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3월 120개 중소기업이 300여개의 일자리를 놓고 이 사업에 등록했지만 결국 이중 17개사에서 26명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엔지니어들의 눈높이가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수준에 있어 중소기업이 이를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구직자들도 당장의 조건만 보지말고 성장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의 능력을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道 경제지도 바뀐다] 고도성장 전자부문 취업증가율 0.4%
입력 2004-05-01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4-05-01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22 종료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