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건강 검진 시에도 위내시경 정도는
기본 검사에 포함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그런
데 소화기 증상 때문에 필자를 방문한 소아에게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여 내
시경을 해보자고 하면 아이들도 내시경을 하느냐며 놀라는 부모들도 적지
않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소아내시경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고 또 소아과 의사들 중에서도 내시경을 다룰 줄 아는 전문
의들이 많이 생기게 됐다. 특히 올 1월부터는 필자가 근무하는 가천의대 길
병원에서도 소아내시경실이 신설, 소화기 증상을 호소하는 소아에서 진단
과 치료에 큰 도움을 얻게 됐다.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경우 소아에서도 내시경을 할 수 있는지 소개해 보고
자 한다.

우선 가장 흔한 소아내시경의 적응증은 '만성 재발성 복통'이다. 학동기 연
령의 약 10% 정도는 만성 반복성 복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들 중 기질적인 원인은 대략 10% 정도. 따라서 복통이 반복해 나타난다고
하여 모두 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복통과 함께 구토, 설사 등
이 동반된다든가 야간 취침중 복통이 발생했던 경우이거나 또는 복통의 횟
수와 정도가 심해지는 경우 및 체중이 감소되거나 복통으로 잦은 학업장애
등 일상생활의 지장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두번째로는 '급성 복통'이다. 급성 약물 손상 또는 장기간 약물 복용으로
인한 위장관 손상을 평가하기 위하여 위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다.

세번째로 '구토증'이다. 원인이 불명확한 구토증이나 만성 주기성 구토증
도 위내시경의 적응증이 될 수 있다.

네번째로 '위장관 출혈'이다. 장출혈은 복통과 함께 소아 위내시경의 가장
중요한 적응증이다.

다섯번째로 '복부 또는 흉부 불편감'이다. 복부나 흉부 불편감이 있는 경
우 상부 위장관 조영술에 이어 위내시경이 시행될 수 있다.

여섯번째로 '철분 결핍성 빈혈'이 있는 경우 다른 검사들로써 원인을 알아
낼 수 없었다면 위내시경이 감별 진단을 위해 시행되어야 한다. 십이지장
궤양이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헬리코박터 감염이 철분 결핍 빈혈에 기여할 수 있고 특히 철분 결핍 빈혈
치료시 철분 투여에도 반응하지 않을 때 이러한 감염을 의심하여야 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곱번째는 '상부 위장관 이물질 제거'이다. 상부 위장관 이물의 치료로 과
거에는 수술 및 약물을 이용하였으나 최근에는 연성내시경의 발전 및 보조
기구의 개발로 대부분의 이물은 내시경을 이용하여 제거할 수 있게 됐다. <
차한 교수 (가천의대 소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