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됐다. 한껏 부푼 마음으로 가족들과 혹은 친구들과 떠나는 피서여행. 마음은 벌써 눈부시게 푸른 바닷가에서 넘실거리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집을 떠난 피서지에서는 붐비는 사람들과 무더위, 예기치 않았던 사고 등으로 자칫 건강을 해치기 십상이다. 건강을 찾으러 갔다가 오히려 병을 얻어 돌아오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만반의 준비와 올바른 행동요령이 필요하다. 전문의들의 도움을 받아 피서지에서 발병하기 쉬운 질환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피부
태양광선에 의한 피부질환이 가장 흔하다. 강한 햇빛에 피부가 노출되면 몇시간 내에 붉어지고 부풀어오르기 시작하며, 더 심한 경우에는 물집이 생기고 발열과 구토를 하는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개 일광노출 후 하루정도가 가장 증상이 심해지는데 가벼운 증상은 휴식과 냉찜질로 치료할 수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를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를 갈색으로 보기좋게 태우려고 일부러 선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의학적으로는 일부러 피부를 태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강한 자외선은 또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라는 피부탄력 섬유소를 노화시켜 잔주름을 만들고 잡티와 기미, 주근깨의 원인이 된다. 햇빛차단제(SPF지수 20~30)가 포함된 크림이나 연고를 3시간 간격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바닷물의 소금기나 땀도 피부를 손상시키므로 맑은 물로 자주 씻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피부와 피부가 닿는 겨드랑이, 사타구니, 발가락 사이 등은 잘 진무르고 감염되기 쉬우므로 깨끗이 씻고 잘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눈
유행성 각결막염, 인두결막염, 급성 출혈성 결막염 등이 대표적인 여름철 눈병이다. 특히 수영장 등에서 쉽게 감염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가장 많이 발생하면서 전염성이 강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유행성 눈병의 증상은 이물감과 작열감, 많은 눈곱과 분비물, 눈물, 안검이나 결막의 부종 등이다. 일단 감염되어 눈병의 증상이 나타나면 손으로 눈 주위를 비비지 않도록 한다. 안과에 가기 전 증세가 심해 참기 어려우면 찬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 준다. 전문의의 처방 없이 함부로 안약을 썼다가는 증세가 악화되거나 심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환자가 사용한 수건은 물론이고 컵이나 옷 등도 다른사람이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귀
풀장이나 바닷가에서 수영을 즐기다가 귀에 오염된 물이 들어가면 세균감염에 의해 급성외이도염이 발병하기 쉽다. 증상은 귀가 가렵고 아프며 잘 안들리고 열이 나기도 한다. 심해지면 잠을 자거나 식사를 하기가 어려울만큼 아파지기도 한다. 고령의 당뇨병 환자는 악성 외이도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치료기간이 단축되고 후유증이 없으므로 수영후 외이도염이 의심되면 즉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물놀이 후에 깨끗한 물로 샤워를 한 후 면봉을 이용해 귀를 닦아내면 예방할 수 있다.
■식중독·전염성질환
피서지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복병은 변질되고 오염된 음식에 의한 식중독과 전염성질환이다. 가벼운 식중독뿐 아니라 이질이나 콜레라, 비브리오패혈증 등 치명적인 질환의 위험이 항상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정된 냉장이 어려운 만큼 아이스박스를 가져갔다고 해도 오래된 음식은 절대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어패류와 고기류는 완전히 익혀서 먹도록 하고 밀폐포장된 생수를 제외하고는 모든 물을 끓여 먹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날 어패류를 절대 먹지 말아야 하며 바닷물에도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일사병
더위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인체의 체온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일사병에 걸리게 되는데 맥박이 빨라지고 체온이 높아지며 두통과 어지럼증 등이 나타난다. 정상때보다 땀도 잘 나지 않는다. 가벼운 일사병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이온음료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서서히 증상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체온이 떨어지지 않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심하면 속히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출발전 이것만은 챙기자
'약국과 병원은 어디에나 있는걸…'하고 방심하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출발하기 전에 기본적인 응급약품을 준비한다. 갑자기 열이 날 때를 대비한 해열진통제, 상처가 날 때를 대비한 소독약과 거즈와 반창고, 모기나 벌레에 물렸을때 바르는 약, 근육통에 바르거나 붙이는 파스 종류, 소화가 안될 때를 대비한 소화제 등을 기본적으로 준비한다. 이들 응급약품들은 피서지에서 사용하지 않더라도 돌아와서 가정 응급약품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장거리 차량 탑승시에는 멀미약도 마련하고 평소에 복용하던 약은 하루이틀 정도 여유분을 가지고 떠나도록 한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피워놓는 모기약이나 스프레이형 바르는 모기약, 또는 초음파를 이용한 해충 퇴치기 등을 준비한다.
강한 햇빛
[여름휴가철 건강관리] 몸도 마음도 쉼표하나!
입력 2002-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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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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