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말 그대로 '살찌는' 계절이다. 여름내 지쳐있던 몸이 활력을 찾으면서 식욕이 왕성해지는 데다가, 추운 겨울에 대비해 스스로 우리 몸이 지방을 축적하기 때문이다. 여름내 팽창되어 부지런히 혈액이 지나던 혈관 역시 날씨가 추워지면서 다시 수축되고 혈관벽에 지방이 쌓이게 되는데, 이럴때 발생하기 쉬운 '고지혈증'은 우리나라 중년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동맥경화와 각종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

#고지혈증이란?

혈액 내의 지방질에는 보통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저밀도지단백 및 고밀도지단백이 있다. 이들 지방질이 비정상적으로 과다한 경우를 '고지혈증'이라 한다. 이처럼 과다한 지방질이 동맥혈관 벽에 쌓이면 동맥경화를 일으켜 충분한 혈액공급을 어렵게 하는데, 동맥경화가 일어난 부위와 심한 정도에 따라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뇌혈관질환 등이 발생하게 된다. 개개인의 건강상태와 질병의 위험요인에 따라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혈중 총콜레스테롤이 240㎎㎗, 중성지방이 200㎎㎗ 이상이면 고지혈증이 있다고 하며,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총 콜레스테롤을 2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생활의 서구화로 동맥경화성 심질환 환자가 크게 증가하여 최근까지 사망원인에서 암질환보다 많은 1위 자리를 차지해 왔으므로 혈액검사를 하여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지혈증의 원인

유전으로 인한 선천적 요인과 고지방 식생활, 운동부족 등 후천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밖에도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신증후군, 만성질환 등에서 2차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경구피임약이나 부신호르몬제, 이뇨제, 일부 고혈압약(베타 차단제) 등을 장기적으로 복용할 때도 혈중 지질이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성별, 나이, 식이, 운동, 체중 등도 중요한 요인이며 특히 포화 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동물성 지방의 섭취가 콜레스테롤 상승에 큰 영향을 준다. 비만과 흡연이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전에는 여성호르몬의 역할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남성보다 낮지만 폐경 이후에는 오히려 더 높아진다. 이 경우 폐경기 호르몬대체요법을 하면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다.

#고지혈증의 치료

기본적인 평생 치료법으로 저지방 저칼로리 식이요법, 표준 체중 유지(비만 치료),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고지혈증 원인의 치료, 지질강하 약물 복용 등이 있다.
 
고지혈증의 식이요법은 고지혈증 치료에 항상 기본이 되며 우선적으로 시도되어야 한다. 식이요법과 함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총콜레스테롤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 다음은 고지혈증의 식이요법이다.

①콜레스테롤 섭취의 제한-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음식에 포함되어 있다. 기름기 많은 육류, 계란 노른자, 내장육(소, 돼지, 닭의 간), 일부 갑각류(새우, 가재, 오징어), 생선알, 버터, 닭껍질 등에 매우 많다. 이러한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하루 300㎎/㎗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

②포화지방산 섭취의 제한-포화지방산이 많은 동물성 음식으로는 소고기, 돼지고기, 각종 난류, 유제품류 등이 있고 식물성 음식 중에서도 코코넛, 코코넛 기름, 야자유(팜유) 등에 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식사내의 포화지방산을 불포화지방산으로 대치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불포화지방산은 콩류, 견과류, 참기름, 옥수수유, 올리브유 등의 식물성 기름과 일부 등푸른 생선의 기름에 많다. 그러나 불포화지방산도 열량이 많으므로 지나친 섭취는 삼가야 한다.

③열량 섭취의 제한과 균형 잡힌 식사-비만한 경우 표준체중으로 감량함으로써 고지혈증의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한 달에 1~2㎏씩 점진적으로 감량하여 서서히 적정체중에 도달하도록 목표를 세운다. 표준체중을 계산하여 표준체중 1㎏당 하루 25~35킬로칼로리 정도의 열량을 섭취하도록 한다. 식이요법을 할 때는 항상 충분한 비타민과 무기질 및 3대 영양소(단백질, 탄수화물, 지방)가 균형을 이루는 식사를 해야 한다.

④도움이 되는 식사법-육류는 살코기만을 사용하며 눈에 보이는 기름기는 모두 제거한다. 닭고기도 껍질과 지방층을 제거한후 요리한다. 베이컨이나 소시지, 햄 등은 포화지방이 많으므로 삼가야 하며 달걀 노른자도 콜레스테롤이 많으므로 삼가한다. 조리를 할 때 튀김이나 부침 대신 찜, 구이, 조림 등의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버터나 라아드 같은 포화지방산이 많은 기름 대신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 하지만 식물성 기름 중 코코넛기름과 야자유 등은 예외적으로 포화지방산이 많으므로 이들이 이용되는 제과류나 라면, 팝콘, 커피프림 등의 섭취를 삼간다. 생선은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고 있으나 포화지방산이 적으므로 고기류 대신 섭취하도록 하고 과일이나 채소류는 섬유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