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 잦은 배변이나 변비를 호소하며 이러한 배변 양상의 변화와 함께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을 가지고 소화기 내과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많다. 이 때 환자에게서 증상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고 진찰한 뒤 과민성 장(臟) 증후군을 의심하게 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의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대장 조영술이나 대장 내시경 등의 검사를 시행해 기질적 질환을 배제시켜야만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가진 환자들은 대변을 보고 난 후 호전되는 복통, 무른 변, 동통 발생시 배변 횟수의 증가, 복부 팽만감, 점액변, 변비, 불완전 배출감 등 다양한 증세를 호소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의 원인은 심리적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에 입시나 입사시험 등이 있어 계절적인 특징을 보이기도 하며 불안이나 우울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장염을 앓고 난 후에도 과민성 장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고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몇몇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한 음식도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다양한 증상은 사실 염증성 장 질환이나 대장암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므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대장 조영술이나 대장 내시경이 권장되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여 대장에 기질적 질환이 없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최근에는 좀 더 정확한 질환 분류를 위해 소장, 대장, 직장의 내장 감각 기능을 검사하는 여러가지 검사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들은 긴 시간을 요하는 직장에서의 회의나 여행, 운동, 사회적 모임, 학교 생활 등에 어려움을 가지 며 요통이나 두통, 성교통, 비뇨기계 증상, 수면 방해 등이 자주 동반되어 일상 생활에 장애를 느끼게 된다. 학생의 경우 수업 시간 중 화장실 출입으로 의기소침해질 수 있고 사회인의 경우 직업변화와 심지어는 실업이나 조기 은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의 치료에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치료와 함께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여러 약물을 이용한 대증적 치료를 할 수 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이 생명을 위협하는 암과 같은 기질적 질환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주는 영향이 상당히 큰 만큼 환자들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또 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따라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단순한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요인과 증상 등에 따른 정확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김유경 (가천의대 길병원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