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과 함께 전 세계가 또 하나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명명한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즉 '괴질'이다.

중국 광동지역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SARS는 홍콩,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를 거쳐 유럽, 북미 등 전세계로 퍼져 나가 지난 22일 현재 14개국에서 350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명이 사망했다.

현재도 계속 확산 추세에 있다. 이 때문에 외국여행자들이 잇따라 예약취소에 나서는 등 여행업계가 찬서리를 맞고 있다. 그러나 업무로 인해 외국 출장을 피할 수 없는 비즈니스맨들은 '혹시'하는 마음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SARS의 증상과 예방법, 여행시 주의사항에 대해 이상오 길병원 여행자클리닉 교수로부터 알아본다.

◆증상
SARS의 잠복기는 2~7일 정도다. 우선 38도 이상의 고열 및 오한과 함께 마른기침, 호흡곤란, 저산소증, X-선상 폐렴의 증상 중 하나가 나타난다. 이외에도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 피로감, 발진, 설사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치명률은 3%정도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다.

◆예방법
WHO는 SARS 환자의 혈청을 확보, 원인을 조사중이지만 현재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파라믹소바이어스와 형태가 유사하다는 의견만 제시된 상태다. 따라서 효과적인 예방법도 없는 형편이다.
보건복지부는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고 손을 잘 씻되 의심되는 환자와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환자로 의심되면 즉시 보건당국에 보고하고 철저히 격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행시 주의점
우선 여행자 클리닉 등을 방문해 전문가와 상담한다. 여행지에 따라 출발 전에 미리 몇 가지 백신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고,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말라리아 예방약을 여행 1주일 전부터 먹기 시작해 여행 후 4주간 더 복용해야 하므로 넉넉잡고 출발하기 한달 전 쯤에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에이즈의 예방을 위해서는 해외 여행 중 외국인과의 성접촉을 피해야하고, 문신을 새기거나 침을 맞는 것도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위생 상태가 좋지 못한 나라나 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음식과 물은 꼭 가열해 먹고 가급적이면 병이나 캔에 든 것을 먹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각종 벌레들에 의해 옮겨지는 풍토병이 많은 지역에서는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맨발로 다니거나 민물에 들어가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여행지 현지의 주민들이 늘 하는 일이라고 해서 따라 하는 것은 위험하다. 면역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장거리 비행시 주의할 사항이다. 평소에 심장, 폐, 혈관 및 뇌 질환이 있는 환자는 여행 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공기 압력이 낮아지면 공기의 부피가 늘어나면서 항공 부비동염, 항공중이염, 복통, 기흉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비행기 여행은 의자에 앉아 다리를 내린 상태로 오랫동안 있게 되므로 정상인도 어느 정도 다리가 붓게 된다. 다리가 부으면 혈전증이라는 피가 뭉치는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리에만 핏덩어리(혈전)가 있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다리 혈관에서 떨어져 폐혈관을 막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장시간 여행을 하거나 임신부와 심장 또는 말초혈관 질환 환자는 다리를 가능한 올리고, 앉은 상태로 발목과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을 하되, 한 시간 정도마다 복도를 걷는 것이 좋다.
술이나 흡연은 혈전증을 더 잘 일으키게 하므로 금해야 하고 수분 보충을 충분히 해야 한다./길병원 이상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