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름만 되면 사람들은 축축 늘어지고 맥을 못출까? 여름은 무덥기도 하지만 하지(夏至)를 중심으로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어서 활동량은 증가하는 반면 수면이 부족해 피로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인체는 기온이 올라가면 피하혈관을 확장시켜 체열발산을 유도하지만 28도를 넘으면 이것만으로는 모자라 땀을 내서 열을 방출시킨다. 이 때 땀을 통해 다량의 열량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더 심해진다.
 게다가 수면리듬도 깨지고 정신활동도 위축되며 소화기 기능도 떨어진다. 몸 밖이 더워지면 소화기 등 몸 안은 차가워지고 소화기관이 차지면 소화기능도 약해지고 입맛도 없어진다. 입맛이 떨어지면 비타민을 비롯한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게 된다. 그래서 더운 여름철에 보신탕이나 삼계탕 등을 먹는 것은 단백질 보충을 위한 방법이 된다.
 
그러나 스태미너 보충을 위한 단백질 위주의 식사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별난 음식만을 찾는 것보다는 값싼 야채나 과일, 어패류 등 소화흡수가 쉬운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비타민, 미네랄이 부족해도 피로감이 심해지므로 우유, 유제품, 육류, 간, 녹황색 채소 등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입맛이 없을 때는 냉채 같은 매콤달콤한 자극성 있는 음식이나 냉콩국수나 튀김요리 등으로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 것도 여름건강을 위한 균형잡힌 영양 관리에 필요한 것이다.
 
박준하 동수원한방병원장으로 부터 여름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음식, 차 등 비법에 대해 알아본다.

◇여름 건강을 위한 보양식

●삼계탕=본초강목에 “닭은 보양, 보익의 효과가 있어 속이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한다”고 했다.

여름철 원기가 부족해서 식은 땀이 많거나 무기력해지고 소화기능이 약해진 경우 특히 체질적으로는 속이 차고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에게 효과적이다. 하지만 몸이 비대하거나 열이 많고 얼굴이 붉은 태음인이나 소양인에게는 열을 더 많이 발생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콩국수=몸이 뚱뚱하고 땀이 유난히 많은 태음인의 경우 선천적으로 폐기능이 약한데 폐는 대장과 서로 긴밀한 관련을 갖고 있어서 이런 사람일수록 설사가 빈번하다.

이런 체질에 도라지, 율무, 오미자 등과 함께 콩이 좋은데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콩국수가 제격이다. 무더위에 체력을 유지하는데도 질좋은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수박=속에 유난히 열이 많아 유난히 더위를 못참는 소양인에게는 삼계탕이나 보신탕 등 지방과 칼로리가 많은 음식이나 맵고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수박이 제일이다. 수박의 수분은 95% 정도로 85%선인 다른 과일보다 많다. 따라서 수분 보충용으로는 수박이 그만이고 천연이뇨제로도 그만이다.

●메밀국수=여름만 되면 배탈,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에게는 메밀에 아밀라아제, 말타아제 등 소화효소가 많이 들어있어 음식의 소화를 도와주고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에도 좋다.

●열무비빔밥=매콤한 고추장에 열무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어우러져 식욕을 회복시킬 뿐만 아니라 더위에 지친 몸의 피로를 풀어준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면서 청량음료나 냉커피 등 찬 음료를 찾는 횟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음료들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더 심해진다는 게 문제. 게다가 당분도 많아 당뇨병 환자나 비만 환자에게는 독약이나 마찬가지다.

건강도 지키면서 더위를 이기려면 우리나라 전통 한방차만한 것이 없다. 여름철에 무조건 차가운 음료로 갈증을 해소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청량음료를 마시면 소화기 계통에 부담만 줄 뿐이다. 겨울에 따뜻하던 우물물이 한여름에는 차가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차

1.오미자차=오미자차는 다섯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각각의 맛 가운데 신맛이 가장 강하다. 신맛을 내는 성분은 수축작용과 관련이 있어 땀샘이 확장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땀을 조절한다. 또한 사고력과 기억력, 주의력을 향상시키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피로회복에도 좋다.

2.구기자차=구기자는 열을 식히고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며 '베타인'이라는 아미노산이 들어있어 노화방지와 원기회복에 효과가 있다.

3.결명자차=결명자차는 눈에 좋은 대표적인 약차. 간장에서 효소의 분해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땀을 줄여주고 갈증을 해소하는 차

1.황기차=황기는 땀이 나는 것을 막아주고 기운을 북돋아 주므로 몸이 야윈 사람이나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

2.솔잎차=솔잎의 탄닌 성분은 진액의 생성을 촉진시키면서 갈증을 풀어주고 피닌, 캄펜 등 방향성 정유 성분은 상기되고 흥분된 신경을 진정시켜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3.인삼차=월드컵을 계기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인삼은 대표적인 강장제. 기력이 없으면서 땀을 많이 흘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