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통증클리닉(김찬 교수)이 '삼차신경통'의 최적의 치료방법으로 알려진 '알코올 파괴술(알코올 신경차단술)'을 도입한지 12년만에 세계 최다 시술건수인 1천건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삼차신경통이란
 
가만히 있어도 얼굴에 찌릿찌릿 전기가 오듯 격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95% 이상이 얼굴감각을 담당하는 뇌혈관의 삼차신경을 압박해 발생한다. 또 뇌종양에 의한 삼차신경 압박이나 중추신경계(뇌, 척수 등)에 병소가 생겨 발생하는 신경증상인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삼차신경 변성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로 코 아래로 통증이 오기 때문에 치아나 잇몸 통증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이들 질병과는 천양지차다. 통증기간이 짧게는 수초에서 길게는 1분 정도이고 한번 발생하면 평생 지속된다. 통증의 지속여부에 따라 통증의 강도는 점차 강해지고 빈번해지며 통증부위도 확산되는 게 특징이다. 발병비율은 인구 10만명당 4~5명으로 드물지 않다.
 
◇치료
 
삼차신경통의 치료방법은 크게 4가지가 있다. ●항경련제인 진통제를 복용하는 약물치료법 ●알코올 신경차단술, 고주파 열응고술에 의한 신경파괴술, 방사선조사에 의한 신경파괴술, 감마나이프 등 경피적 신경파괴술 ●뇌감압술 ●신경절제술 등이다.
 
김찬 교수는 약물치료법은 초기 발병후 약 10년동안 통증조절이 가능하지만 통증의 강도가 점점 심해지고 통증이 오는 얼굴의 부위가 넓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환자의 30% 이상은 처음부터 약물로 통증조절이 안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피적 신경파괴술 가운데 최근 새로운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감마나이프는 비용이 비싸고 말초신경을 선택적으로 차단하기 힘들며, 약물복용 없이 100% 완전한 통증을 없애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뇌감압술은 뇌를 절개해야 하는 위험부담이 크고, 신경절제술은 만성통증의 원인이 신경절제후에 온다는 것이 밝혀진 뒤 말기암 환자를 제외하고는 시술되지 않는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알코올 파괴술(알코올 신경차단술)
 
부분마취를 한 뒤 방사선조영으로 정확한 위치를 보면서 얼굴쪽에서 바늘을 삼차신경이 나오는 뇌의 부위까지 넣어 국소마취제로 테스트를 시행한 후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와 일치하는 문제의 신경만을 선택, 신경파괴제인 '알코올'을 주입해 신경을 파괴하는 방법이다.
 
흉터가 남지 않고, 재발후 반복시술이 가능하며, 문제가 되는 말초신경만을 선택해 파괴하므로 얼굴의 감각저하 부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100% 통증 제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김 교수가 지난 1991년부터 현재까지 약 12년 동안 삼차신경통으로 알코올 파괴술 시술을 받은 환자 1천29명을 분석한 결과, 투약없이 무통증 상태 기간이 평균 1년6개월 이상이었고, 무통증 최장기간은 5년9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경의 재생으로 인해 재시술을 받은 이후에도 비슷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시술후 부작용은 약 4%에서 얼굴 감각 저하 등의 일시적인 불편감을 호소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성별·연령별 분포도를 보면 남자 319명, 여자 710명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2.2배 더 많았고, 연령은 50대 이상이 전체의 80.2%인 826명으로 나타나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삼차신경통은 환자의 나이, 동반된 질병, 건강상태, 이전 치료경험 등을 고려해 치료방법을 선택, 시술해야 하고 의사의 숙련도와 많은 경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의:031-219-5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