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 불을 끄고 누웠지만 이리뒤척 저리뒤척 하기가 일쑤다. 잠이 들고도 금세 눈이 떠진 뒤 날밤을 새기도 한다. 요즘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아침에 일어나면 뒷머리가 묵직하고 하루 종일 멍하다고 한다. 때론 만성피로와 무기력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최적의 수면 온도는 18~20도. 그러나 요즘 밤의 기온은 20도 내외다. 열대야와 같이 기온이 높아(25도 이상) 잠을 못 자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수면장애', 즉 불면증이다. 잠을 잘 못 잔다는 것은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이 잘못되어 간다는 첫 신호탄이다. 수면은 신체의 휴식, 즉 근육과 뇌의 휴식을 위해 필수적이고 생체시계의 안정감과 일정한 리듬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생리현상이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동안 신체에는 호르몬 분비와 같은 여러 작용이 일어나며 어린이의 경우 자는 동안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주요한 기억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수면장애의 원인은 무엇이고, 충분히 숙면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강혜영 동수원병원 신경정신과장으로 부터 알아본다.
#불면증의 종류와 원인
불면증은 생활리듬의 일시적 변화, 갑작스런 충격 등과 같이 불면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사라지거나 적응함으로써 자연히 해소되는 일시적인 불면증과 특별한 원인없이 장기간(약 6개월 이상)에 걸쳐 지속되는 만성적인 불면증 등이 있다.
●일시적 불면증
일시적 불면증은 잠자기전 과격한 운동을 하거나 집중적인 정신운동을 하는 경우, 카페인·알코올·약물을 과다 또는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경우 등의 좋지 않은 '수면 위생'과 낯선환경, 스트레스, 일시적 질병 및 고통 등 외적요인 등에 깊은 관련이 있다.
그렇지만 일시적인 불면증의 가장 큰 이유는 직업과 개인의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3명 중 1명 꼴이고 특히 여성에게 많다.
잠을 자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불면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불면증의 치료를 소홀히 하면 만성불면증으로 넘어가기 쉽다.
●만성불면증
만성불면증 환자들은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절망감을 표현하곤 한다. 잠 못 이루는 밤의 고통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 것이며 잠자기 위해 씨름해야 하기에 밤이 두렵게 느껴져 만성불면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만성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불안, 공포,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으로 인한 불면증이 있고, 심부전 관절염 역류성식도염 만성신부전 만성폐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신체질환으로 인한 불면증도 있다. 또 알코올, 니코틴, 각성제 등 약물 복용에 의해, 낮과 밤이 바뀌는 2교대 근무나 외국여행 등 생활리듬 장애로 인해, 불규칙한 수면주기 및 지나친 낮잠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또 하지를 전후한 이 맘때는 과다한 햇빛량으로 인한 불안증후군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수면무호흡증도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불면증 환자들의 경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때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며 외부의 자극에 민감해져 평소보다 화를 자주 내고 비정상적으로 짜증을 내기도 한다. 그리고 주변의 소음이나 악의 없는 말도 참지 못하게 된다.
특히 만성불면증은 가족과의 관계는 물론 직장 동료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 결과 더욱 스트레스를 받아 불면증이 악회되기도 한다. 잠을 설치기 때문에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질병에 쉽게 걸리고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가장 큰 손실은 약물섭취로 이어지는 건강의 악화에 있다.
#숙면을 위해선
●긴장을 푼다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알코올이나 담배, 커피는 피한다 ●불규칙한 낮잠은 피하되 오후 3시 이후의 낮잠은 절대 금물이다 ●낮에 있었던 복잡한 일은 잊어버리고 잠자리에 눕는다 ●잠자기 전 20분 정도 따뜻한 샤워를 하고 정해진 시간에 자는 것이 좋다 ●잠자기 4시간 전에는 운동과 과도한 음식물 섭취를 삼간다 ●잠자리를 준비해 놓았는데 잠이 안 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일을 하되 졸음이 오면 바로 잠자리에 든다.
대부분의 불면증 환자들이 이 같은 노력을 하루 이틀 해보고 안 된다고 포기하는데 한 번 흐트러진 수면 리듬이 돌아오려면 최소 몇 주일이 걸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도 안될 때는 의사와 상담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불면증 치료는 병력청취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밝힌 뒤 원인에 합당한 처방을 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불면증 하면 수면제를 떠올리곤 하는데 수면제 종류도 여러 가지다. 수면을 잘 유도하는 것, 수면을 잘 유지하는 것 등이 있으며 수면에서 깨어난 뒤 각성 상태나 의존성 등이 서로 다르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한 뒤 약물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자칫 수면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오히려 깊은 잠
[불면증]
입력 2003-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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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1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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