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얼마나 소중한 기관인지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눈에 관한 잘못된 상식과 습관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식염수에 대한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은 특히 더하다. 결론적으로 식염수가 눈 건강에 좋다는 생각과 너무 과도하게 사용하는 습관은 옳지 않다.

식염수는 흔히 콘택트렌즈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렌즈를 세척할 때 쓰이지만 렌즈를 보관할 때나 눈이 건조하게 느껴질 때에도 식염수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식염수로 인해 세균에 감염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얼마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콘택트렌즈의 미생물 오염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1회용 세정용 식염수를 사용하고 식염수를 개봉한 후에는 저온에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장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팔고 있는 식염수는 큰 것의 경우 약 1천㎖나 된다. 이를 구입해 1주일 이상 사용할 경우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특히 여름철에는 세균이 더 쉽게 번식할 수 있어 식염수는 가급적 냉장보관하고 구입한지 1주일이 넘었다면 주저없이 버리는 것이 좋다.

또, 렌즈 사용자들이 작은 통에 식염수를 넣어가지고 다니며 건조할 때마다 눈에 넣는 습관은 일부러 세균 덩어리를 집어넣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좋지 않다. 더욱이 식염수를 장기적으로 눈에 넣는 것은 눈물까지 씻어내리고 희석시켜 오히려 안구건조증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눈이 건조하다면 눈물과 성분이 비슷한 '인공눈물'을 구입해 틈틈이 넣어주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눈병에 걸렸을 때에도 식염수로 씻어주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식염수로 눈을 세척하면 세정작용을 하는 눈물까지 씻겨내려가 오히려 염증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우리 눈물에는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하는 여러 가지 이로운 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눈물이 항균작용을 한다. 따라서 눈물이 저절로 눈을 씻어내도록 기다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 급히 빼내야 할 경우나 화학물질 등이 들어간 위급한 상황에서는 수돗물이나 식염수로 눈을 충분히 씻어내야 한다.

이 밖에도 눈이 건조하거나 티가 들어갔을 때 손가락에 침을 묻혀 눈에 바르는 사람이 있다. 또,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때 식염수나 전용액 등이 떨어졌다고 해서 렌즈에 침을 묻혀서 넣기도 한다. 이러한 것 역시 눈 건강에는 좋지 않다. 손가락 자체에 병균이 우글우글한데다 침에는 입안의 여러 세균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침을 바르면 당장은 눈이 촉촉하고 시원한 느낌이 들어도 눈 건강에는 좋지 않다. 눈에는 반드시 눈 전용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강석원 김포한길안과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