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가 끝나가고 있는 요즘, 가정과 직장은 휴가지에서 일상으로 복귀한 사람들로 인해 다시금 바빠지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가기간을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 활기찬 모습으로 되돌아 오지만 개중에는 크고 작은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휴가철이 끝날 무렵 환자로 붐비는 병원이 이 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광민 교수는 “무리한 피서일정과 극심한 교통체증, 그리고 인파에 시달리는 휴가여행이 오히려 피로와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신체저항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휴가철만 끝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의욕을 상실했다든지, 괜히 피곤하고 밤에 잠을 설치며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호소하거나 갖가지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여름 휴가 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대처방법을 김 교수로 부터 알아본다.

#바캉스증후군

생체리듬을 조절하는데 가장 중요한 호르몬은 '멜라토닌'과 '코티손' 등으로 서로 상반된 작용을 한다. 밤에는 멜라토닌이 수면과 휴식을 유도하고, 낮에는 코티손이 활동력을 높인다.

휴가 기간에는 휴가지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거나 놀고 새벽에 자기 시작해 아침 늦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또 휴가를 가지 않고 집에서 보내더라도 더위나 자유분방한 생활로 인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생활로 인해 생체리듬이 혼란에 빠지면서 호르몬 체계나 수면주기에 이상이 생겨, 일상 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 '바캉스 증후군'이다.

시차가 3시간 이상 되는 지역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우에도 생체리듬이 깨져 수면장애, 피로감, 집중력 감소 등이 생길 수 있다.
바캉스 증후군을 최소화하려면 가능한 휴가 중이라도 일상생활과 비슷한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가급적 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휴가 마지막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귀가하기보다는 여유있게 출근 전날 아침이나 출근 이틀 전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음악을 듣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다. 출근 전날은 가급적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하고 출근 후에도 1~2주 동안은 일과 후 술자리나 회식 자리를 피해 일찍 집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수면은 하루 7~8시간 정도로 충분히 자는 것이 좋으나 피로하다고 늦게까지 자거나 수면시간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피로도를 높이고 본격적인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낮 동안 심한 피로가 느껴지면 점심시간 같은 때를 이용하여 잠깐 동안 수면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30분 이상의 수면은 밤 수면을 방해하니 주의해야 한다.

피로할 때는 비타민제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비타민은 침체돼 있는 신진대사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이다. 시판 중인 종합 비타민제를 아침 저녁 하루 두번씩 복용하는 게 좋다. 특히 졸음을 몰아낸다고 커피나 드링크류를 많이 마시는 것은 오히려 카페인 등이 중추신경을 자극해 생체리듬을 깨뜨려 그 자체가 수면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많이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피부손상

피부는 여름에 늙는다. 과거에는 피부를 태우는 행위가 건강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일광에 의한 화상은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화장품 덕분에 화상환자들이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휴가철이 지난 뒤 피부가 화끈화끈 열이 나고 아파지면서 당황하는 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뜨거운 햇빛을 많이 쬐면 피부가 붓고 따가우며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경우, 과도한 마사지를 피하고 찬 물수건이나 얼음 등 차가운 것으로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껍질이 일어날 때는 일부러 벗기지 말고 자연스레 벗겨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물집이 잡히고 급성염증이 생겼을 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화상부위가 덧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피부를 위해 하루 7~8잔의 물을 꾸준히 마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휴가기간에는 피서지에서 각종 곤충에 물려 가려우면서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가렵다고 긁으면 염증이 더 심해지므로 물파스나 항히스타민제제 연고를 바르는 게 효과적이다. 심하게 가려운 경우는 근처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간혹 해충이나 벌 등에 쏘여 전신적인 쇼크나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면 즉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휴가 후에 피부에 반점 같은 것이 보이는 경우는 가까운 병원에 가 정확한 진단하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눈병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서 감염되기 쉬운 유행성 눈병도 휴가가 끝난 후 자주 볼 수 있는 후유증이다. 특히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가결막염과 인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