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로 혈관이 막혀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환자를 자신의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치료하는 길이 열렸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백상홍(순환기내과)·고해석(정형외과) 교수팀과 가톨릭의과학연구원 오일환(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 교수팀은 그동안 절단 외에 다른 치료방법이 없었던 '동맥경화성 말초동맥 폐쇄(ASO)에 의한 허혈성 지체질환'을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백 교수팀은 이번 임상 성과를 오는 10일 대한순환기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의료진은 이번 임상에서 동맥경화로 다리 무릎 아랫부분이 썩어들어가 절단이 불가피한 ASO 환자 5명에 대해 지난 1월부터 신생혈관 조성을 위한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술을 실시했다. 우선 환자 본인의 골반뼈에 들어있는 골수 세포를 600㏄가량 채취한 뒤 이 가운데 성체줄기세포가 풍부한 세포 30㏄만을 골라 환부 근육에 여러 차례 주사했다.

이 결과 환자들은 1개월후 환부 근육에 분포한 혈관 혈류가 개선됐으며, 3개월후에는 썩어들어가던 다리 주변에서 신생 혈관이 대폭 늘어나 추가로 다리를 절단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의료진은 이번 치료법을 기존 요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동맥 경화성 말초동맥 폐쇄질환(ASO)과 당뇨병성 족부 혈관장애, 버거씨 병에 의한 허혈성 지체 질환 등에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질환을 모르고 있다가 발가락이 썩기 시작하면서 알게 되지만 병원에 올때 쯤이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임상결과는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학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31-249-7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