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백재현이 '장(腸)세척'을 통해 3개월만에 34㎏의 살을 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만자'를 중심으로 장세척 열풍이 불고 있다. 심지어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장세척 기기들까지 시중에 나올 정도다.

그러나 일부 전문의들은 '장세척'이 국내에선 의료행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 세척과 다이어트'의 함수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장 세척이란=장 세척은 원래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기 전에 대장 안에 남아 있는 대변을 제거, 내시경검사시 내장 점막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의 한 과정'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개인 병·의원, 한의원 등에서 이야기 하는 '장세척'은 이와 다르다. 먼저 세척기계에 있는 세척관을 항문에 5~7㎝ 정도 삽입한다. 그러면 기계가 자동적으로 압력을 조절하면서 관에 연결된 호스를 통해 세척액을 항문 안으로 흘려 넣는다. 약 1분 후 유입된 세척액과 함께 대장 내벽에 붙어 있는 노폐물이 관을 통해 배출된다. 보통 1회에 20~30분이 소요되지만 환자에 따라 한 시간 가량 걸리기도 한다.


#효능논란=대체의학, 한의학 등 장세척 옹호론자들은 장의 내벽에 오랫동안 달라붙어 딱딱하게 굳어진 이른바 '숙변'이 변비나 복부비만 설사 치질 등 대장질환을 비롯해 만성 소화불량 등 위장질환, 그리고 기미 여드름 아토피 등 피부질환을 발생시킨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심근경색, 동맥경화, 뇌졸중, 간암, 직장암 등의 질환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장세척을 통해서라도 숙변을 빼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장세척 반대론자들은 정상적인 몸에서 대장운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변을 배출하고 또 새로운 변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남아 있는 변이 오래돼서 딱딱하게 굳는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물론 대장 속에는 어느 정도의 변이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일부러 장세척을 통해 이를 제거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장세척을 통해 하복부 불쾌감, 변비 등이 호전됐거나 실제로 살이 빠졌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일시적 효과일 뿐 객관적으로 입증된 논문이나 과학적 증거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장세척 옹호론자들도 살을 빼기 위한 장세척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권한다. 환자에 따라 일시적인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이 경우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 등을 병행하지 않으면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장세척 반대론자들은 살을 빼기 위한 장세척은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고 이를 믿고 장세척을 반복하면 습관성이 될 우려가 클 뿐 아니라 정상적인 장내 세균총(여러 가지 유익한 세균)과 장의 운동 불균형을 초래해 오히려 소화기능의 악화, 잦은 설사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