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한살배기 두 아이를 둔 주부 김모(34·화성시 태안읍 병점리)씨는 요즘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아이들이 감기, 뇌수막염, 폐렴 등을 번갈아 앓는 바람에 한달동안 병원에서 살다시피 한 탓에 수시로 아이들의 이마를 만져보거나 체온을 잰다.
　
그러다 체온이 조금만 높아져도 괜히 불안해져 병원으로 달려가기 일쑤다.
　
김씨처럼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열(熱)'이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 차가 심한 계절에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잔병치레를 하게 되는데 대부분이 발열질환, 즉 열이 나는 질환을 호소한다.
　
열(熱)은 그 자체가 병이 아니라 하나의 증상으로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감염이 가장 흔하며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한 신생아는 주위 온도가 너무 높거나 옷을 너무 입은 경우 고열이 난다.
　
열과 함께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발열질환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소아과 고대균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감기와 독감=감기는 여러 가지 바이러스로 인해, 독감은 인플루엔자란 특정 바이러스로 인해 유발한다. 따라서 증상도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둘 다 호흡기를 통해 전염된다. 감기는 피로감, 재채기, 기침, 콧물, 미열, 근육통, 목의 통증, 눈물,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대개 3~4일 지속되며, 간혹 10일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독감은 마른기침, 목의 통증, 콧물, 피로감, 오한, 근육통, 두통 등이 감기에 비해 심하고, 대개 증상이 갑자기 시작된다. 보통 39℃ 이상의 고열이 생기고 3~5일간 지속된다. 회복 후에도 피곤함이나 쇠약감, 혹은 기침이 3주까지 계속되기도 한다. 특히 독감은 천식 악화, 폐렴 등 2차 세균 감염 후유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편도염과 구내염=편도염은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연쇄상구균 등과 같은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된다. 8세 미만의 어린이에게서 흔하다. 증상은 보통 목 부분에 통증이 심하고, 음식물을 삼킬 때 불편하며, 목부분의 림프절이 부어오르고 압박통증을 느낀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경우 발열, 두통, 복통, 구토 및 설사 등도 동반한다. 구내염은 입안에 궤양이 생기는 것으로 음식을 삼킬 때 불편하고, 침을 많이 흘리며 먹거나 마시지 못해 탈수증에 걸리기 쉽다.
　
#중이염=인후(목구멍)와 중이(귀 고막부분)를 관통하는 소아의 '유스타키안관'은 알레르기가 있거나 감기에 걸리면 막혀 중이염을 일으킨다. 발열과 귀 통증이 주 증상이나 유아는 구토·보챔이 유일한 증상인 경우가 많다.
　
#돌발진과 수두=돌발진은 6개월~2세의 유아에게 흔한 바이러스 감염으로 39℃ 이상의 고열이 3~6일 지속되다가 갑자기 열이 떨어지면서 발진이 배에서 전신으로 퍼진다. 열이 오를 때 10~15% 환아에게선 열성경련도 유발된다. 수두는 37.7~38.8℃의 발열이 1~2일 정도 이어지다가 여러 개의 작고 빨간 색의 발진이 나오는데 벌레에 물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릴수록 증상이 경미하고 환아의 재치기나 기침으로 공기 중으로 쉽게 전파돼 아이들을 한 방에 같이 있게 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요로 감염=성기 부근의 위생이 불량하거나 비누 거품 목욕, 요로 기형, 뇨 역류 등으로 인해 발병한다. 신생아나 유아는 증상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해 발열과 함께 보채거나 구토, 늘어지는 상태 등이 반복된다. 나이 많은 소아는 이 외에 빈뇨, 배뇨시 화끈거리는 느낌, 하복부나 측복부 통증을 호소한다. 소변검사 후 진단되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방은 여아는 강한 비누사용과 거품목욕을 피하고 배변 후 휴지는 앞에서 뒤로 닦도록 한다.
　
#뇌수막염=뇌와 척수를 싸고 있는 막에 세균 감염이 일어나는 질환.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증상은 발열, 두통, 구토, 목부위 강직, 정신 혼란 등이며 합병증은 드물고 수일내로 회복된다. 박테리아 뇌수막염은 증상은 유사하나 빠르게 진행되며 지능저하, 뇌성마비, 청력소실 등의 합병증을 가져온다. 백신 접종으로 예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