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다. 신나게 놀 때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영어, 수학, 미술 등 이곳 저곳 학원에 다니느라 잠시 쉴 틈 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과하면 부족한만 못하다는 옛 어른들의 말처럼 요즘 아이들은 학업이란 과한 스트레스에 휘둘리고 있다.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해결하는 힘이 약하다. 때문에 스트레스에 훨씬 더 취약하며, 성장과 발달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방학동안 내내 놀도록 내버려 둘 수만은 없는 게 요즘 학부모들의 입장이다. 아이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대해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어린이의 스트레스 증후군
 
아이들이들의 스트레스 양상은 다양하다. 우선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성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또 더 자라서도 다른 아이들이 재미있게 느끼는 활동에 대해 별반 흥미나 의욕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제 나이에 반드시 배워야 할 것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된다. 이런 현상이 누적되다 보면 학습 부진을 불러 일으키게 되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면서 외톨이가 된다.
 
또 심한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학습·교육을 통해 습득하는 지능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머리 나쁜 아이처럼 취급받는다. 아울러 매사에 의욕이 없기 때문에 먹고 자는데도 문제가 발생, 성장장애도 가져올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울증, 강박증 또는 불안증 등의 감정·정서에 문제가 생기고, 몸의 기능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면역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리게 된다. 그리고 민감한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위장관 기능을 겪는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만성 재발성 복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 얼굴빛이 창백해지고 속이 느글거리며 식욕이 없고 두통이나 어지럼증과 함께 때로는 미열, 변비, 피로감 등이 동반하기도 한다. 보통 수개월에서 수년간 반복적으로 복통을 호소하는데, 심한 경우 잦은 결석과 조퇴로 학업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 대부분은 실패를 잘 견디지 못하고 충동적이며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만성적인 걱정꾼인 경우가 많다.
 
또 두통도 흔히 발생하게 된다. 머리를 무엇으로 졸라매듯 밖에서 압박하는 느낌을 주는 긴장성 두통 또는 근수축성 두통이 나타난다. 이런 아이에게 어디가 제일 아픈지 물어보면 양 눈 사이를 가리키는 수가 많다. 이런 긴장성 두통의 지속기간이나 정도는 그 아이가 처해 있는 스트레스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이와 함께 소아비만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아비만은 성인비만처럼 합병증으로 고지혈증과 동맥경화, 당뇨병, 지방간, 고혈압, 호흡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아울러 학교에서 집단생활을 하게 되면 신체적 열등감, 정서적 불안정 등으로 인해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게 되고, 성적도 부진해지기 쉽다. 또 이 문제로 인해 과식을 해 비만이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지게도 한다.
 
이 밖에 스트레스로 인해 손가락을 빨거나 이를 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보채는 산통, 야뇨증 또는 요실금, 변비나 유분증, 천식, 아토피, 원형탈모증, 코나 눈을 움찔거리는 틱장애 등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모들의 관심이 최대 치료법
 
아이들의 스트레스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대개 가정에서 비롯된다. 아이의 힘든 상황을 부모가 이해하고, 이를 같이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개입이 치료에 필수적이다.
 
또 미리 아이의 욕구를 해결해 줌으로써 스트레스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교육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선 아이의 적성, 곧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아이에게는 작은 변화도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의심스런 모든 스트레스는 제때 해결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의 눈 높이에서 찬찬히 살펴보고 배려해 줄 때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어린이들의 천국을 기대할 수 있다.〈도움말:차한 길병원 소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