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2개월된 남자아이를 둔 주부 김모(34·화성시 태안읍 병점리)씨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큰 딸은 24개월도 안돼 '엄마 우유', '엄마 물' 등 언어를 구사하기 시작했는데, 동생인 남자아이는 그 보다 8개월이 지났는데도 '어~엄마', '아~아빠' 등 몇 단어 정도 밖에 할 줄 모르고, 발음도 콧소리가 나면서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김씨처럼 자녀들이 말이 늦거나 발음이 부정확해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렇다고 '어디서',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할 지도 모르고, 또 이게 병 때문인지, 아니면 성장장애인지도 몰라 안절부절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문의들은 “아이가 또래보다 1년이상 말이 늦다면 언어상담소에서 전문가로부터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재활의학과 우아미 언어치료사(031-249-7659)로부터 언어장애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말이 늦돼요
일반적으로 만 2세가 되면 '엄마 우유 주세요'를 '엄마 우유'라고 하는 등 두 단어로 된 문장을 말하고, 만 3세에는 언어 발달이 급진전돼 900개 정도의 어휘를 구사하며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할 줄 알게 된다. 물론 개인차는 매우 크다. 하지만 만 2세까지 단 한 단어도 말하지 못하거나 만 3세까지 '엄마 물' 등 두 단어의 간단한 어구를 구사하지 못하면 아이의 말이 늦다고 보아야 한다.
그 원인으로는 언어 자극을 충분히 주지 않아 아이가 말을 배울 기회가 부족한 경우가 가장 많다. 즉, 아이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가 원하는 것을 부모가 늘 가져다 준다면 아이는 언어 자극을 충분히 받지 못해 말이 늦어질 수 있다. 또 만 1~2세 동안에 중이염 등으로 청력 상실이 있는 경우나 정신 지체일 경우 언어발달이 늦어질 수 있다.
#말을 더듬어요
만 2~5세 사이, 대부분의 아이들은 낱말이나 구절을 되풀이하고 가끔 말을 주저하거나 매끄럽게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곤 한다. 이는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말을 더듬는 횟수가 늘어나거나 지속적으로 말을 더듬는다면 언어치료사의 도움으로 이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아이가 말을 더듬을 때 부모가 직접 고쳐주려 하다가는 오히려 아이의 정상적인 발달 과정인 말더듬을 병적인 말더듬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
#발음이 부정확해요
'라디오'를 '나디오', '자전거'를 '다던거'라고 하는 등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는 말을 배우는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만 5세까지는 발음이 불완전한 시기이다. 5~6세가 되면 전체적으로 정확한 발음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에 발달하는 음소들중 아이에게서 부정확한 음소들이 많이 관찰되면 아이의 언어표현 등 전체적인 언어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부정확한 발음으로 인해 또래들과 어울림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취학전에는 아이의 구강구조나 청력, 인지(IQ) 등을 체크해 보고 부정확한 발음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아이의 발음이 부정확하다고 부모나 어린이집(놀이방)에서 정확한 발음을 하도록 계속 교정해 주는 것은 어느 정도 도움은 되지만 결코 추천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아이가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발음을 고칠 수 있도록 부모나 선생님이 도와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어린이 언어장애
입력 2005-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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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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