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보 교수의 성다이어리〉 11. 조루증

 간혹 영화를 보다보면, 성관계에서 초보(?)인 남성이 여성의 질 내부로 삽입 후 바로 사정해 버리면서 여성 파트너에게 웃음거리나 혹은 핀잔을 듣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조루(증)라고 하며 남성들에겐 자신의 크기(?)만큼이나 자존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럼 조루증이란 무엇인가? 조루증의 의학적 정의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립된 것이 없다. 성교의 시작부터 사정까지 몇 분이면 정상이고, 몇 분이면 조루증이라는 일정한 기준은 없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중요한 점은 남녀가 함께 극치감을 느끼면 되는 것이므로 시간의 장단에 신경을 쓰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쨌든 성행위시에 만족할만한 시간동안 사정현상을 지연시킬 수 없는 상태를 '조루'라고 하며 이 만족할만한 시간의 길이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개인에 따라 모두 달라 일정한 수치로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성관계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조루증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조루증은 앞서 말한 것처럼 초보자(?)들에게 많았으나 사회가 복잡해지고 스트레스로 인해 장년층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신적 원인으로는 근심, 걱정, 스트레스, 불안이 과도한 경우에 흔히 나타날 수 있고, 성관계를 죄의식하거나 자신의 성기가 왜소하다고 생각해 걱정하는 사람 등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음경, 요도, 전립선, 정낭, 요도괄약근, 방광, 방광삼각부 등 비뇨기 전반에 어떠한 병이 있을 때도 조루가 올 수 있고, 요도염 또는 전립선염의 후유증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너무 빈번한 성교, 포경(과장포피) 등으로 인해 귀두에 지각 과민이 생겨 조루를 일으키기도 한다.

 조루증의 치료는 우선 성관계에서 파트너와의 문제(?)가 없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고, 심리적 혹은 정신적 원인이 될 만한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그 후 위에서 언급한 여러 비뇨기계의 질병이 있으면 우선 치료해야 한다. 이 외에도 일반적으로 건강에 필수적인 식이요법이나 적당한 운동, 과음 및 과도한 흡연을 삼가는 것이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도 호전이 없다면 행동요법, 약물요법 또는 음경배부 신경차단술과 같은 수술적 방법들을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조루 환자가 실질적으로는 조루가 아닌데도 스스로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그 어떤 치료를 하더라도 만족하지 못하게 돼 일종의 '악덕 환자'로 남는다. 남자들이여! 조루는 결코 시간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의 만족으로 정해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