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암-암중모색(癌中摸索)>
7. 전립선암

 전립선은 방광아래 밤알을 뒤집어 놓은 형태의 남성 생식기를 말한다. 이 곳에선 정액의 일부(사정액의 20%)가 만들어진다. 전립선액에 들어있는 물질이 정자의 움직임을 도와 임신을 가능케 한다. 전립선암은 전립선의 주변부로부터 시작되는 악성종양이다. 다른 암에 비해 진행속도가 느리다. 남성호르몬에 의해 성장이 촉진된다. 종양이 커지면 전립선의 피막을 뚫고 나가 방광과 정낭 등의 주위조직을 침범한다. 그 후에는 골반 림프절이나 뼈 등 전신으로 퍼져 나간다. 인체의 주요 장기로 전이되면 40~60주밖에 살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조기에 발견되면 10년 생존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치료효과도 좋아 '자비로운 암'으로도 불린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암 발생 8배
 전립선암의 약 9%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환자의 형제의 경우 발생률이 3배 정도 높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8배 가량 높다. 55세 이전에 발생한 환자의 45%가 유전적 소인을 보이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 인종간 차이도 크다. 스칸디나비아인이 가장 유병률이 높고, 동양인은 가장 낮다. 환경적 요인도 많다.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이나 일본인은 발병률이 높다. 이는 서구화된 식생활 때문으로 보인다. 지방의 섭취가 많을수록,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을수록 높다. 혈중 칼슘과 카드뮴 농도가 짙은 것도 영향이 있다.

 #소변 보는 게 힘들어요
 초기에는 특이한 증상이 없다.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해도 이는 전립선이 커져서 생기는 증상이다. 이 것이 전립선비대증 때문인지, 전립선암 때문인지 분별하기 어렵다. 증상을 전혀 못 느끼더라도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있다. 따라서 증상의 유무를 떠나 50대 이후에는 매년,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40대부터 매년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를 해야 한다.
 전립선암 덩어리가 커지면 소변을 보는데 지장을 준다.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2회 이상 일어나거나 낮에 빈뇨증상이 심하고, 배뇨 후 소변을 흘리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소변이 마려우면 못 참게 되는 급뇨현상도 있다. 소변에 피가 나오는 혈뇨나 정액에 피가 나오는 혈청도 나타난다. 암이 뼈로 전이된 경우 요통과 어깨부위 통증이 나타난다. 피로감과 전신 쇠약감, 전신의 통증을 일으킨다. 척추전이로 하지마비도 나타나고, 폐로 전이되면 호흡이 곤란해진다.

 #전립선 없애는 방법이 가장 확실
 암이 전립선내에만 있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법인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이 가장 확실하다. 수술을 통해 10년 이상 생존이 가능하고, 보통 70~75세 이하의 경우에 시행한다. 수술 합병증으로는 요실금, 발기부전, 요도협착 등이 생길 수 있다. 이 외에 방사선 및 호르몬치료, 고강도초음파치료 등을 상황에 따라 고려할 수 있다. 암이 림프절이나 뼈, 폐, 간 등으로 전이된 경우에는 호르몬치료를 한다. 남성호르몬이 있으면 암세포가 잘 자라기 때문에 이를 없애는 방법을 쓴다. 고환을 제거하거나 황체호르몬, 자극호르몬을 주사한다. 안면홍조와 성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엔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신약이 나와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방사선 치료는 근치적 전립선적출술과 같이 암이 전립선내에 국한돼 있고, 10년 이상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에 시술한다. 입원이 필요없고 마취 혹은 수술 관련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초기 및 진행기, 전이기 등 적용범위가 매우 넓다. 항암치료는 전립선암에 효과적인 약물은 개발돼 있지 않아 암이 전신에 퍼졌을 때 시행한다.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
 전립선암의 예방법은 암발생 원인이 되는 위험인자를 제거하고, 예방약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그러나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전립선암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위험인자는 유전적·내인성(나이)·환경적 원인이 있으나, 유전적 및 내인성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없다. 환경적 원인을 없애기 위해선 지방식을 피하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등 식습관을 변화시키고, 적절한 운동 등을 통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예방약으로는 셀레늄과 비타민 E, 된장의 섭취가 효과가 있다. =성남
〈도움말:이상은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