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떨리는 증상인 '수전증'. 평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수전증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남자의 9%, 여성의 14%가 수전증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흔한 현상이라고 해서 '별거 아니겠지’하고 소홀히 여겼다간 자칫 큰 병으로 키울 수 있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과장은 “흔히 수전증은 나이가 들면 생긴다든지 술을 많이 먹으면 생기는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다”며 “그러나 수전증의 원인은 이런 뇌손상 외에도 가족력, 약물복용 유무, 갑상선질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들어 20대 이후의 젊은 층에도 수전증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전증의 대표적 원인-본태성 수전증
 본태성 수전증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가족력에 의한 유전적 영향으로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본태성 수전증의 특징은 심리적·육체적으로 안정하고 있을 땐 증세를 보이지 않다가도 어떤 작업을 시작하려고 하면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흔히 물컵을 들거나 글씨를 쓰려고 할 때 많이 나타나며 가끔 술을 마시면 술기운이 도는 동안은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20대부터 피곤하거나 긴장했을 때 나타나기 시작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평상시에도 눈에 띄게 증상이 나타난다. 4~10㎐정도의 미세한 떨림이 좌우에 같이 나타나고 손, 머리, 목소리, 심하면 몸이 다 떨리기도 한다.

 #또 다른 원인-파킨슨씨병
 파킨슨씨병에 의한 수전증은 본태성 수전증과 달리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더 심하게 나타나고, 손을 움직이면 증상이 감소한다. 주로 50대 이후에 발병된다. 수전증 이외의 다른 증세가 없는 본태성과는 달리 파킨슨씨병은 뇌의 도파민 생성 뇌세포가 손상돼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행동이 느려지고 보행이 어려워지는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또 단순한 생리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조금만 긴장해도 습관적으로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온다면 수전증일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빈맥, 발한 등과 함께 손가락이 불규칙적으로 떨리는 갑상선 항진증에 의한 수전증, 금단현상의 하나로 손가락이 떨리는 만성알코올중독에 의한 수전증을 비롯해 약물복용, 말초신경병, 소뇌의 병변, 뇌간의 병변 등으로 수전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전증은 불치병
 자주 발생하는 수전증은 일단 전문의 진찰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좋다. 젊은층에선 수전증 외에도 운동기능과 근육조절능력 등의 문제로 인해 수전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가장 빈번한 것이 갑상선 항진증에 의한 수전증이다. 또 누구나 한번쯤 느끼는 생리적 수전증 역시 증상이 심할 경우 병적인 수전증으로 생각해야 한다.

 90% 이상의 수전증은 적절한 약물치료로 조절이 가능하다. 약물에 난치성인 일부 수전증의 경우는 증상에 따라 수술적 치료나 뇌 심부 자극술로 호전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수전증을 약물치료 하는 것은 아니다. 원인에 따라서 심각치 않을 경우 또는 환자가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본태성 수전증의 경우 약물치료없이 상태를 관찰하기도 한다. 또 커피나 홍차를 많이 마시지 말고, 스트레스를 예방하며, 피로는 바로 바로 풀어 버리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도 좋다. 파킨슨씨병에 의한 수전증의 경우 주위에서의 관찰과 관심이 중요하다. 노인들의 수전증은 노화로 인한 것이라고 지나쳐 버리지 말고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더 큰 불행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