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복강경을 이용한 자궁내막증 및 불임치료, 부인암 치료에 대해 살펴봤다. 마지막으로 부인과 양성 질환 치료의 복강경 수술에 대해 알아본다. 부인과 양성 질환은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난소의 낭종 및 양성 종괴, 자궁외 임신, 난관 수종 및 낭종 등을 들 수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긴 양성의 혹을 말한다. 위치에 따라 근층내 근종, 점막하근종, 장막하근종으로 분류한다. 자궁근종은 중년 여성 4명중 1명 꼴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0.1%로 미약하다. 따라서 반드시 치료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월경과다로 인한 빈혈, 심한 생리통, 변비, 배뇨장애, 골반통증 등의 증상이 있거나 갑자기 크기가 커지는 경우, 폐경 후 근종이 자라는 경우, 암에 대한 공포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서 치료가 필요하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된다. 자궁근종에 대한 수술은 자궁전체를 제거하는 전자궁적출술과 근종절제술, 그리고 최근에 도입된 고주파를 이용한 근종용해술 등이 있다.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엔 자궁을 적출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근종절제술의 경우 약 30%에서 근종이 재발하고, 이 중 10%에서 재수술이 필요하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자궁근육층 내에 존재하는 질환이다. 증세가 없는 경우가 많다. 주로 35~50세의 연령층에서 40~50%는 월경과다, 15~30%는 월경통 같은 증세를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여성중 10~20%가 발생한다. 이중 반수 이상이 자궁근종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없는 경우엔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월경과다로 인한 빈혈, 심한 월경통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난소에 생긴 양성 낭종(물혹)이나 종괴는 기능성 낭종, 황체 낭종, 내막종, 기형종, 섬유종 등이 있다. 가임기 여성에선 기능성 낭종이 가장 흔하다. 직경이 6~8㎝ 이하인 낭종(물혹)은 대부분 없어지므로 2~3개월 정도 관찰해야 한다. 그 후 낭종이 없어지지 않거나 더 커지는 경우엔 낭종이 파열되거나 난소줄기가 꼬이는 염전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고, 난소암을 배제할 수가 없기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8㎝ 이하의 작은 크기라 하더라도 초음파 검사상 고형 성분이 보이거나, 격막이 관찰되는 경우엔 암을 배제하기 위해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폐경이 된 여성에선 난소암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낭종이 발견되면 즉시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난소 병변에 대한 치료는 복강경을 이용해 낭종만을 제거하는 낭종제거술, 난소의 정상 조직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 또는 염전이 된 경우 시행하는 난소절제술 및 부속기(난소와 난관) 절제술 등이 있다. 난소 낭종이 파열돼 혈복강(배안에 피가 고여 통증을 유발)을 형성한 경우에도 복강경을 이용한 혈종 제거, 출혈 부위 지혈 및 낭종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 전 검사상 난소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대개의 경우 개복 수술을 한다. 이 밖에 자궁외 임신이나 난관수종 등의 난관 병변에서는 난관을 제거하는 난관절제술, 난관 일부를 절제해 병변을 제거하는 난관절개술을 복강경으로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질환들의 치료가 복강경 수술을 전제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적합한 복강경 수술의 적응증을 결정하기 위해선 부인과 전문의와의 자세한 상담이 가장 중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성빈센트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