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확실히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계절이다. 무덤덤한 성격의 남성도 길에 만발한 개나리나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면 기분이 새롭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은 따사로운 봄기운에 취해 옷차림새나 화장 등 멋내기에 한층 신경을 쓰게 된다.

최근 대학가에는 갓 입학한 새내기 학생들이 톡톡 튀는 패션과 헤어스타일 등으로 그동안 숨겨두었던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표출하고 있다. 그들이 특히 선호하는 멋내기 아이템이 바로 ‘귀뚫기’다. 최근에는 여학생들 뿐 아니라 남학생들도 한쪽 귀를 뚫는 것이 유행일 정도다. 또한 양쪽 귀에 한개씩 뚫던 것에서 많게는 4~5개씩 한꺼번에 뚫어 귀고리를 하고 다니는 경우도 다반사다. 귓불에 뚫는 귀뚫기 외에도 귀 연골, 코, 배꼽, 입술, 혀 등에 구멍을 뚫고 고리를 다는 피어싱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남들이 한다고 쉽게 따라하다가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 있다.

귀뚫기와 피어싱은 어쩔 수 없이 피부가 손상되므로 의료행위로 간주된다. 따라서 길거리 노점상, 피어싱숍이나 미용실에서 귀를 뚫거나 피어싱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무엇보다 비위생적 환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각종 부작용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 감염의 문제점이 있다. 과산화수소로 대충 닦은 기구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다 사용하므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 2차 세균 감염은 물론 간염이나 에이즈 감염 가능성도 있다. 또 소독되지 않은 귀고리를 직접 끼워 구멍을 뚫으면 염증, 진물, 고름, 가려움증 등을 일으킨다. 고압살균기를 갖춘 병원이 아니라면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둘째, 알레르기 증상으로 인해 피부염이 발생된다. 금속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니켈성분이 들어간 귀고리를 착용하면 알레르기 피부염이 발생되어 흉터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셋째, 체질을 무시한 귀뚫기와 피어싱이 켈로이드 증상을 낳을 수 있다. 켈로이드는 피부 진피 내 콜라겐 섬유가 과다 증식하는 것으로 단단한 덩어리가 기형적으로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선천적으로 피부가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특정 금속에 대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며 미리 켈로이드 체질인 것을 알고 있다면 절대 귀를 뚫어서는 안된다. 염증, 진물, 가려움이 반복되다 켈로이드로 고생하게 된다.

넷째, 흉터이다. 배꼽 등에 잘못 피어싱을 했다가는 고름, 진물, 가려움증을 겪다 딱딱한 흉터로 남게 된다.
이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 곧 피부과를 찾아 치료해야 한다. 감염 및 알레르기는 빨리 치료를 함으로써 추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켈로이드나 흉터는 레이저를 이용한 시술로 깨끗한 모양으로 치료될 수 있다. 귀를 뚫을 수 없었던 경우도 다시 귀고리 착용이 가능해진다. 멋내기도 건강을 지키면서 하는 것이 현명한 법. 충분한 소독과 위생이 보장된 병원에서 1회용 피어서로 귀뚫기와 피어싱을 해야 부작용과 피부 기형을 예방할 수 있다.

<신영익 동수원 강한피부과 원장, www.kangsk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