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대축제인 독일 월드컵이 10일 개막돼 한달여동안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2002한일월드컵 당시 전국은 '대~한민국!'의 구호와 함께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기간중에도 한국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이 같은 상황은 재현될 것이 분명하다. 벌써부터 단단히(?) 벼르고 있는 주변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뜨거운 응원도 좋지만 지나친 밤샘 응원으로 자칫 몸이라도 아프게 된다면? 즐거워야 할 월드컵 기간이 괴로워지지는 않을까?
 월드컵 기간중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몇가지 사항들을 세란병원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응원 한번 하니 삭신이 쑤신다?
 열심히 응원을 하다보면 누구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것처럼 팔 다리에 근육통이 느껴지는가 하면 몸살이 날 정도로 피로감이 생기기도 한다.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사람의 경우 근육통과 피로의 강도는 더 심하다. 특히 파도타기, 어깨동무하고 발 굴리기 등의 응원은 평소보다 더 많은 근육을 사용하게 돼 근육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란병원 송기홍 과장은 “대부분 응원의 형태가 제자리에서 쿵쿵 뛰는 자세이기 때문에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과도한 흥분 상태에서 응원을 하다보니 한순간 무릎에 힘이 실리면서 무릎이 어긋나거나 반월상 연골 파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응원 후에 무릎 부위가 붓고 통증이 생긴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다. 흥분된 분위기에서 응원에 열중하다보니 각종 안전사고 역시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가 16강 진출이 확정되면서 흥분한 상태에서 밤새 거리 응원을 펼치다가 타박상이나 골절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박수를 치며 태극기를 흔들다가 어깨가 탈구된 환자부터 사람들에게 밀려 넘어져 팔목이 골절된 환자, 버스나 차 위에서 뛰어내려서 발목을 삔 환자 등 밤새 안전사고 환자들이 속출했다. 많은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서는 압사 등의 위험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아무거나 먹고 랄랄라?
 응원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먹을 거리다. 그러나 밤늦은 시간까지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은 위장 건강에 결코 좋지 않다. 뿐만 아니라 무더운 날씨로 인해 배탈이나 식중독의 위험도 있다. 이번 월드컵에도 거리 곳곳이나 경기장 등에서는 단체 응원이 예상된다.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의 간단한 요기 거리로 배를 채우기 일쑤다. 또 더운 날씨로 사람들은 차가운 음료수를 지나치게 많이 찾게 된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주로 새벽 시간대에 경기가 이뤄지다보니 피로와 수면 부족 등이 겹치면서 소화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되도록이면 위에 부담이 덜한 음식을 섭취하고 너무 차가운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세란병원 내과 이지은 과장은 “많은 인파가 모이는 장소에서는 자칫 식중독, 콜레라, 장티푸스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을 조심하고 음식물 섭취 또한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배탈 설사 등을 일으키는 식중독의 경우 한 여름보다 관심과 주의가 덜한 초여름에 많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월드컵 기간 중에는 개인 위생에 신경 쓰고 음식물 섭취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분 좋아 한잔, 두잔?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는 맥주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축구 경기를 보면서 기분 좋아 한잔, 기분이 나빠 한잔 하다보니 월드컵 특수를 누리게 된다. 실제로 지난 한일 월드컵 기간 중 6월 한달간 우리나라 맥주 판매량은 3억6천100만병에 이르렀다고 알려졌다. 그해 5월 달에 비해 12%가 늘어난 수치였고, 한달간 국민 1인당 8병을 마신 셈이다. 올해 역시 월드컵을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맥주는 필수품이 될 것 같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는 언제나 화를 부르게 마련. 지난 월드컵 당시에도 술에 만취한 채 차도를 점령하는 위험한 상황이 매일 발생했다. 승리에 기분 좋다보니 한 두잔 마시던 술이 밤새 계속된 결과였다. 주로 술자리에서 단체 응원을 펼치는 경우가 많고, 응원에 열중하다보니 자신이 얼마만큼의 술을 마셨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과음과 폭음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손상을 준다.

특히 '경기가 시작되는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기다리자'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이지은 과장은 “알코올은 진정 수면제로 분류되며, 중추신경억제 효과 외에도 혈관확장 및 이뇨작용이 있다”며 “알코올은 위, 소장 등에서 빠르게 흡수돼 음주 후 약 30~90분에 최대 혈중농도에 도달, 주로 간에서 90~98%가 대사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간에 엄청난 무리를 주는 것은 자명한 일. 월드컵 기간 중 폭음이 계속되면 수면 부족으로 오는 피로와 겹쳐 간에 더 큰 무리를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