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된지 두 달이 지나면서 부동산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
 
부동산 거품의 진원지격인 강남아파트 시장에서 시작된 가격급락과 거래실종의 양상이 경기도권은 물론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며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미분양·미계약 사태가 잇따르면서 건설업체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분당, 일산 등의 신도시권을 포함해 뜨거운 시장 열기를 형성했던 재건축시장은 물론 기존 아파트 시장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경기도내 대부분의 단지에서 약세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10·29대책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바로 투기 근원지였던 강남 아파트시장.
 
부동산114 조사에서 10·29대책 이후 두달간 서울 전체 아파트 변동률은 -0.6%에 그쳤지만 이 지역은 강남 -3%, 강동 -5.1%, 송파 -3.8% 등 두드러진 가격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내년에는 ▲재건축 조합원 분양권 전매금지 ▲양도·보유세 강화 ▲주택거래신고제 시행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추진 등 악재가 겹겹이 기다리고 있어 연말 강남 아파트시장은 더욱 얼어붙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도내 시장에도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최고 6억5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던 용인 성복동 LG빌리지1차 61평형의 경우 1억원이상 떨어진 5억원대의 물건이 나오는 등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태에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요세가 있어도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앞서 선뜻 계약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가끔 5억원 미만의 저가 급매물의 거래가 이뤄질 뿐이다.
 
도내 아파트 거래는 대부분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용인 K부동산 관계자는 “다주택 보유자들이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매수자가 워낙 없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책 발표이후 거래를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해 문닫는 중개업자도 많다”고 전했다.
 
신도시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지난 8~9월 가격이 급등했던 분당도 서현동, 수내동, 정자동, 분당동, 야탑동 등 분당 전체적으로 가격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4억9천만원까지 호가했던 분당 야탑동 장미동부 32평형의 경우 로열층은 4억원, 비로열층은 3억8천만원까지 떨어진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워낙 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매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기존 시장의 약세속에 신규 분양시장도 10·29대책의 후폭풍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미분양·미계약 사태가 잇따라 시행·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우려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하반기 분양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지구로 관심을 모았던 파주 교하지구에서는 3순위까지 청약접수를 마치고도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는 곳이 발생해 분양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다.
 
이 지구에서 316가구를 분양한 파주 금촌 중앙하이츠의 경우 외환위기이후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1순위에서 단 한명도 청약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를 빚으면서 최근에 몰아닥친 부동산시장의 냉랭한 분위기를 그대로 연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은 장기침체로 접어드는 국면에서 초기단계로 들어선 전형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시행·건설업계가 분양가 대폭 인하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때만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시장의 침체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