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양성소로 불리는 지방의회(광역 기초)는 민선단체장 개막보다 4년 앞선 지난 91년 부활돼 올해로 13년째를 맞고 있다. 4차례 지방선거를 거친 지방의회 의원들도 단체장 못지않은 부침을 겪고 있다.

지방의원들은 대부분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주민숙원 사업 해결을 위한 의원발의 조례제정 등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대의기관으로서 주민들의 입과 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또는 단체장으로 직책을 옮기는 의원들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정치사관학교'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가장 눈에 띄게 진보한 분야는 국회의원과 단체장 도전이다. 경기도의회 의원을 역임한 인사중 정장선(평택을) 이기우(수원권선) 박기춘(남양주을) 이상락(성남중원·이상 우) 박혁규(광주) 박순자(비례· 이상 한) 의원 등 6명은 지난 '4·15' 총선(17대)을 통해 여의도 입성에 골인했다. 지난 16대 총선에서도 원유철(평택갑) 이희규(이천) 신현태(수원권선) 정장선 박혁규 의원 등 5명이 당선됐다.

단체장으로 진출한 인사는 우호태 화성시장, 김동식 김포시장, 김용규 광주시장, 김규배 연천군수, 박윤국 포천시장, 양재수 가평군수, 백재현 광명시장, 이광길 남양주시장, 박신원 오산시장 등 9명이다.

여기에 황교선 전고양시장, 홍남용 전의정부시장, 김일수 전 화성군수, 이중익 전 연천군수, 이진호 전 포천군수 등도 도의회를 거쳐갔다.

김용서 수원시장, 이정문 용인시장, 임창선 여주군수 등은 해당지역 기초의회 의원을 거쳐 단체장으로 변신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되거나 각종 이권에 개입해 부당이득을 취하다 의원직을 상실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또 일부는 의원직을 이용해 재산을 불리는 수단으로 활용, 도덕 불감증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 2002년부터 적용된 재보궐선거 통합운영 이전에는 도내에서 매월 재보궐 선거가 실시됐다.

의원발의 조례안이 극히 부진한 것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이다. 지난 13년간 도내 31개 기초의회와 도의회 등에서 의원발의 조례안은 불과 100여건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도의회 관계자는 “보좌진이 없는데다 무보수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의 지방의회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유급제와 보좌관제 도입 등으로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의 진입을 유도해야 통조회(조례를 통과시키는 의회)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