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항터미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국내 굴지의 호텔들이 적자경영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은 공항공사측에 식당 운영을 위해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가 하면 임대료 인하 중재신청을 내는 등 마찰마저 빚고 있다.

7일 인천공항 전문식당가에 따르면 공항터미널내 각종 식당이 공항공사측의 높은 임대료로 인해 적자경영이 심각해 시설사용료의 감면 중재 신청 등이 잇따르고 있다.

여객터미널 4층에서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조선호텔은 최근 대한상사중재원에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시설사용료 감면 중재를 신청해 사용료 감면을 받아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4층에서 환승호텔과 식당 2곳, 커피숍 2곳 등을 운영하는 워커힐호텔도 조선호텔의 사용료 감면 수용에 힘입어 지난달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시설 사용료 감면을 요구하는 중재를 제기한 상태다.

워커힐은 환승호텔과 식당시설 투자비로 100억원을 들였지만 매년 12억원의 적자에 누적액만도 25억원에 달한다며 감면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또 식당 임대료도 올해 19억원에 매년 5%씩 인상하도록 계약이 체결돼 있는데다 최근에는 3층에 스낵코너가 들어섰고 내년부터는 출국장 밖에 커피전문점까지 문을 열 예정에 있어 이 상태로는 더 이상의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환승호텔은 공항공사의 필요에 의해 유치한데다 식당과 커피숍도 개항 초 조선호텔의 혼잡 등에 따라 공항공사가 적극적으로 입점 요청을 신청해 수의계약으로 입점했는데도 높은 임대료를 받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커힐호텔 관계자는 “인천공항내 입점업체들이 높은 시설 사용료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고 나가면 공항공사는 재입찰을 통해 기존의 절반값 밖에 안되는 사용료로 입점업체들을 유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보다는 공항내에서 운영 노하우를 쌓은 기존 업체들의 임대료를 깎아줘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공항으로서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호텔에 이어 워커힐호텔이 감면신청을 받을 경우 현재 비싼 임대료로 허덕이고 있는 다른 업체들의 감면 요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워커힐호텔의 처리가 다른 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조선호텔처럼 워커힐의 시설 사용료를 감면해 줄 경우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감면을 요구할 것이 불보듯 뻔해 감면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시설 임대료 때문에 경영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공기업으로서 임의적으로 감면해 줄 수는 없다”며 “중재가 신청된 만큼 협상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호텔은 지난해 공항공사를 상대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손해배상과 시설 사용료 감면 등 총 85억원의 중재를 신청해 지난 5월 손해배상은 기각되고 시설 사용료로 연 7억5천만원씩 25억8천여만원 감면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