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 소재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부지의 활용방안을 놓고 농촌진흥청과 서울농생대, 수원시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서울 농생대가 시흥시 시화호에 2천억원을 들여 '그린 바이오 첨단연구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다 최근 갑작스런 입장 변화로 무산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자 실세 의원으로 불리는 열린우리당 이광재(태백 영월 평창 정선) 의원이 지역구인 강원도로 서울농생대 이전을 강력 추진하고 있어 타당성과 효율성이 무시된채 권력에 따라 농생대 부지가 결정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따라 100여년에 걸쳐 '수원농대'(?)로 자리매김해온 서울 농생대 본부는 지난 8월 서울 관악캠퍼스로 이전한데 이어 강원지역 정치인들의 뜨거운 유치전속에 '탈 경기도'가 현실화되고 있다. 반면 경기도와 시흥시등 해당 지자체는 수수방관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14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재희(광명을)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5월 농·생명 첨단연구단지인 수도권 인근에 부지를 확보키로 하고 'Green Bio 첨단연구단지' 조성 사업을 위해 교육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농생대는 시화호 간척지 600㏊(부지조성비 800억원)에 국고 1천500억원과 민자사업비 500억원 등 총 2천억원을 투입, 세계적인 수준의 Bio 단지를 조성한다는 것. 서울대는 이와함께 시화호 일대를 첨단기술과 생명과학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산업도시로 개발한다는 계획도 세웠었다.

이에 교육부도 서울의 인구 분산책 등을 감안, 지난 6월 교육예산담당관실에 예산반영을 요청한데 이어 8월18일 서울대와 협의를 거쳐 기획예산처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서울대는 지난 8월 초 갑작스런 입장 변화로 회의연기 신청을 냈고, 장기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는 교육부에 회의를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의원은 서울대측에 축산기술연구소와 목장 기반 시설이 있는 평창 캠퍼스의 이전 문제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져 권력층의 유치전략에 따라 시화호 입지계획이 무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의원측은 “강원도 평창으로 캠퍼스가 조성될 경우 국·공유지 활용도가 높은데다 목장 기반시설이 많아 서울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강원도가 국·공유지의 활용방안을 서울대측에 제안하면서 협의가 급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생대 조성인 기획실장은 “시화호 이전을 추진하다 강원도 이전 문제가 제기돼 검토는 하고 있으나 결정 된 것은 없다”면서 “조만간 위원회를 구성, 시화호 및 강원지역의 기능과 여건 등을 놓고 타당성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수원 지역 주민들은 서울농생대의 강원도 이전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열린우리당 김진표(수원영통) 의원은 “그게 가능하겠느냐”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