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추석 연휴를 일주일 가량 앞둔 17일 경제·민생 현장을 찾아 '바닥민심' 선점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여권은 국가보안법 폐지론의 당위성을 전파하기 위해 사회 각계에 대한 설득 노력을 계속하는 한편 물가와 임금, 저소득층 대책 등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이날 오후 한국은행 박 승 총재를 예방하고 경제 불안심리 해소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은행연합회에서 신동혁 은행연합회장, 강권석 기업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등을 만나 경제 양극화 현상 해소및 중소기업 지원 대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의장은 박 총재와의 면담에서 “야당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서 공정거래법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에서 처리되지 못했는데 이런 것들이 시장질서를 원만하게 돌아가지 못하게 한다”며 “차상위 계층 등 어려운 분들의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위기를 타개하려는 정책을 좌파니, 사회주의니 하고 매도하니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의장은 시중은행 CEO(최고경영자)들과의 면담에선 “대기업은 외환보유고가 올라가는데 중소기업은 고통받고, 대형마트는 호황인데 재래시장은 불황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커지는 등 양극화가 큰 문제”라며 “사회 안전망에 대한 예산을 집중함으로써 내수 진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정치권도 이제 예전같지 않고 함바집에서 밥 먹는 의원들도 많은 만큼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만나서 가볍게 식사하며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정부와 우리당은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해찬 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이부영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회의를 열어 체불임금, 추석물가 안정 대책 등을 종합 점검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임태희 대변인, 공성진 제1정조위원장 등과 함께 충북 청주의 중소기업과 재래시장 등 민생현장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박 대표는 청주 봉명동에 소재한 프린터 부품 제조업체를 찾아 회사 대표와 근로자, 중소기업연합회 충북지회장,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충북지회장 등을 만나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표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귀담아듣고 법안과 정책에 현실감있게 반영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한나라당은 소규모 기업에 3년간 소득세와 세무조사를 면제하는 등 감세정책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인근 육거리 시장을 찾아 1㎞ 가량을 걸으며 시장상인들과 인사한뒤 시장번영회의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시장을 둘러봤는데 손님뿐만아니라 상인들도 너무 없는 것 같다”며 “시설 현대화와 재래시장의 전통을 지켜나가는 방향으로 재래시장을 활성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일엔 강원도 철원의 군부대를 방문한뒤 동송읍내 5일장을 찾아 추석 대목을 앞둔 상인들의 민생 현장을 돌아보고 21일에는 전북 전주의 재래시장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