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경제·통상외교의 첫 대상국인 카자흐스탄에서 알토란 같은 결실을 거뒀다. 1박2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정부 당국자와 기업인들이 밀도높은 협의를 통해 기술력과 투자력에서 앞선 한국과 석유, 우라늄, 동 등의 자원부국인 카자흐스탄과 다양한 에너지·광물 협정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특히 노 대통령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20일 정상회담에서 경제·통상·자원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카자흐스탄 원유 및 광물자원 개발, 석유화학, 조선, 건설 등 인프라 구축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가 확대되도록 협력키로 했다.

노 대통령의 이번 카자흐스탄 방문을 통해 이룩한 성과 중 두드러진 것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정'이다.

골자는 원자력 발전소를 많이 가진 우리나라가 우라늄 매장량 세계2위인 카자흐스탄에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소 관련기술을 제공하는 대신, 이 분야에서 우리보다 일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원천기술은 그것대로 습득하겠다는 것이다.

협정에는 원자력 분야에서 기초 및 응용조사, 원자력 발전소와 연구용 원자로및 중소형원자로의 조사·개발·설계·건설·운영, 장비·기술이전 협력 등이 포함됐다.

이런 맥락에서 브데노브스크 우라늄 광산의 공동개발 사업 추진이 주목된다. 대한광업진흥공사와 카자흐측 국영우라늄공사는 이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양국은 원자력 기술협력과 우라늄 광물 공동개발 외에도 석유개발 부문에서도 적잖은 성과가 이뤄졌다.

연간 8억 배럴 규모를 수입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카자흐스탄의 석유개발과 구입을 '예약'하는 것은 자주원을 확대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중동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는 자원외교의 다변화라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카자흐스탄은 카스피해 연안에 잠재 매장량 2천600억배럴에, 확인된 매장량만 394억배럴을 자랑하는 세계 7위의 석유 강국이다.

'자원부국'인 카자흐측 국영석유공사(KMG)와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한 SK(주), 삼성물산, LG상사, 대성그룹 등 우리측 컨소시엄 사이에 카스피해 유전광구 공동개발, 즉 해양석유탐사를 위한 프로토콜(의정서)이 체결됐다.

석유공사는 또 KMG가 탱게 지역에 갖고 있는 육상광구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특히 60% 이상의 지분을 확보, 최대 주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편 전날 우리측 전경련과 카자흐측의 KOTRA격인 '카즈인베스트'(카자흐투자진행센터)가 주관한 '한·카자흐스탄 기업인포럼'이 개최돼 양국 기업인 각각 50명이 참석, 경제협력위원회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 아스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