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강은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해 강물이 빨리 흘러내려가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강우량이 많을 때는 홍수가 일어나고 비가 적을 때는 물이 부족해 곳곳에 댐을 건설,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댐 건설외에도 수중보나 하구둑 등의 설치가 크게 늘어 자연적인 구조와 기능을 갖춘 강과 하천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댐은 그동안 전력생산, 용수공급 등 경제적 측면에서 큰 이익을 가져왔으나 유수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해 호수화를 가속시키고 외부에서 유입되거나 자체적으로 생성된 오염물질이 그대로 머물러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역내 생태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댐 건설, 호수화가 문제
대형 댐 건설에 의해 형성된 호수들은 대체로 하천의 중·하류에 위치하게 되고 주로 폭이 좁고 길이가 길게 늘어져 흐르는 하천 형태를 띠게 된다. 반대로 댐 상류 지역은 전체가 호수 유역으로 되기 때문에 광범위한 저수면적 뿐 아니라 유수의 흐름이 거의 없게 된다. 이는 곧바로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댐 건설로 물 흐름이 막히게 되면 장기간에 걸친 호수화 과정을 통해 부영양화 등 부패되어 가면서 자정능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다. 호수화는 또 퇴적물의 이동을 차단한다. 댐은 각종 오염원과 퇴적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아 호수 바닥에 유기물이 함유된 퇴적물을 축적, 수질 오염으로 직결된다.
북한강은 상류 평화의 댐부터 하류 팔당댐(150㎞)에 이르기 까지 평균 30㎞ 마다 댐이 건설돼 수계 전체가 거대한 호수로 변해 오염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초 환경부의 수질 조사결과 팔당호는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1.3ppm으로 지난 1999년(1.5ppm)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1급수(1ppm 이하)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호수화를 거치면서 동·식물성 플랑크톤의 증가로 인한 녹조현상과 부영양화가 수질오염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당호에 살고 있는 어종은 잉어, 붕어, 누치, 참마자, 중고기, 돌고기, 몰개, 강준치 등 오염에 내성이 강하거나 대부분 고인 물에서 사는 정수성 어류들이다.
반대로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수변부에 주로 서식하는 돌마자, 점줄종개, 새코미꾸리, 은어, 밀자개 등은 이미 멸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호수화는 줄, 애기부들 등과 같이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몸체는 물 밖으로 내어놓은 정수식물이 번성, 전체 수역에서 많이 서식하는 대칭이, 말조개, 펄조개 등 조개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어방류가 능사는 아니다
한국수력원자력(주)가 지난 2000년부터 2년간 실시한 `팔당댐 어도 설치 타당성 검토용역' 보고서는 한강 하류부 및 팔당호내 어종조사 결과 뱀장어, 은어, 두우쟁이 등 대표적 회유성 어종과 중고기, 모래무지, 동자개, 꺽정이, 얼룩동사리 등 14종은 감소 또는 멸종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양평, 가평, 남양주, 광주 등 팔당 수역내 7개 시·군과 함께 지난 1996년부터 해마다 감소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어족 보호를 위해 뱀장어, 동자개, 메기, 대농갱이 등 치어를 방류하는 `내수면 자원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방류된 치어는 모두 3천968만마리로 71억3천만원이 투입됐으며 올해도 뱀장어, 참게, 쏘가리 등 153만 마리를 방류할 계획이다.
그러나 어류 방류사업이 실질적으로 생태환경 복원 및 어족 보호에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04년 `팔당상수원 수질개선 및 삶의 질 향상대책'에서 치어 방류사업은 어종의 유전자 자원을 단순화하거나 인위적인 교란상태를 조장할 위험이 있어 수역 생태환경의 복원 및 보전에 순기능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치어방류의 목적상 어류채집을 생계수단으로 삼는 인근 주민들의 경제성을 보장해 주기 위한 취지도 강해 지속적인 어족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청평내수면생태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단기간내 어종 확대 및 보호를 위해서는 치어방류 사업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임에는 틀림없다”며 “그러나 수역내 생태물들이 자연적인 순환·이동·서식을 통해 생태복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북부권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