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시40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 구관 3층에 자리한 도시주택국 주무과인 `지역정책과'를 찾았다. 도지사가 현안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해당 실·과를 찾은 것은 경기도청 개청이래 처음이다.
 김 지사가 이날 지역정책과를 찾은 이유는 오후 3시20분께 안성에서 수원교구 등 천주교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천주교 성지순례와 농촌체험'에 참여하기에 앞서 수원교구청과 주민, 사업자간 문제가 되고 있는 `미산골프장'(미리내골프장) 건설문제의 진행상황을 듣기 위해서다.
 수행비서와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문화관광국 체육진흥과장과 함께 지역정책과를 찾은 김 지사는 미리 마련된 과장 방 원형테이블에 앉자 마자 “저는 골프장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인데, 아닌가 봐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용관 지역정책과장과 홍귀선 지역정책담당은 `미산골프장'과 `수원교구'의 대립 문제에 대해 설명했고, 함께 동석한 이철섭 체육진흥과장도 부연 설명을 했다.
 김 지사는 “제가 교회 쪽에서 들으니 절개지로 인해 피해가 우려된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라고 질문했고, 담당 3명은 “미리내 성지에서 골프장까지는 도로를 따라 3.2㎞ 떨어졌고, 직선 거리로는 1.8㎞ 입니다”, “수원교구를 비롯해 반대하는 주민들은 미리내 성지를 중심으로 한 일대가 성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골프장 건설을 찬성하는 쪽도 있습니다” 등등을 설명했다.
 김 지사는 “거리가 너무 먼데”, “그래도 반대하는 분들이 있으니 논의해 봅시다”며 현안에 대한 해결책 등을 논의했다.


 15분 정도였지만 김 지사의 이날 방문에 대해 지역정책과 직원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김 지사의 방문은 오전 11시께 비서실을 통해 지역정책과에 통보됐었다.
 “무엇 때문에 오신데”, “웬만하면 부르지”, “지저분한 것 좀 대충 치워” 등등. 그래도 김 지사가 돌아간 뒤 직원들은 “3선 국회의원 출신이고, 경기도 국정감사시 꼬장꼬장한 모습을 보여 당초 머리속에 그렸던 권위주의적 이미지가 이날 지사 방문으로 사라지는 것 같다”며 “취임식 때도 서민지사, 일하는 지사를 강조했던 것 만큼 지사의 권위만 고집하지 않은 채 작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