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수마(水魔)가 찾아 왔지만 파주시는 끄떡이 없었다.

지난 12일부터 고양시를 중심으로 시간당 103㎜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등 13일 오전 10시 현재 경기지역 평균 강우량은 181.7㎜에 달한다. 사상 최악의 물난리 사태를 당한 고양 바로 옆 파주에도 시간당 최대 46㎜가 쏟아지는 등 모두 260㎜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파주에서 집계된 비 피해라고는 향양리 도로가 2시간 동안 침수돼 차량통행이 제한되고, 조리읍 등 8개 읍면동의 농경지 155㏊가 물에 잠긴 게 전부다. 지난 96·98·99년 집중호우 때 꼭대기만 남기고 아파트가 물에 잠기는 등 도시 전체가 거대한 호수로 변해 버릴 만큼 수해의 대표적 도시로 악명을 떨쳤던 문산읍의 경우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당당한 모습이다.

이처럼 `수해악명지역'이 `수해무풍지대'로 변한 이유는 1996년 이후 경기 북부지역에 1조5천억원이 넘는 엄청난 수방사업비가 투입됐기 때문이다.

수해원(水害源)인 임진강 본류에 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CC-TV를 설치하고 하상 준설, 각종 하천 둑 축조 및 복구, 배수펌프장 건설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리사업이 진행됐다.

특히 지난 2003년 동문천 둑과 경의선 철로 지반을 3∼5m 높이고 두포천 두포제 2.28㎞와 마산제 1.68㎞의 둑 높이도 2∼5m 높인 뒤 하천 바닥에 쌓인 토사도 준설했다. 앞서 2002년에는 파평면 두포리 파평초교 옆에 초당 9.73t 배수용량의 배수펌프장을 설치하는 등 취약지역에 수중에서도 가동할 수 있는 배수펌프장의 설치를 이미 4년 전 마무리했다.

=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