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류 둑이 무너지는 것을 발견한 김포시청 직원들이 침착하고 적극적인 대응으로 자칫 경기·서울서부지역 일대가 물바다로 변할지 모를 참사를 막아냈다.

16일 오전 11시 30분께 김포시청 노순호 도시과장과 주택과 이종백씨는 하성면 전류리 봉성배수펌프장 주변 한강 하류 둑의 유실 등을 순찰하다 펌프장 바로 입구 둑 바깥쪽 경사면에서 물이 솟아나는 것을 발견했다.

물은 지름 50㎝의 구멍에서 솟고 있고 깊이 1ｍ가량 함몰돼 있으면서 흙이 계속 파여들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즉각 시에 보고 했고, 강경구 김포시장은 현장으로 나가 토목분야 공무원들과 함께 정밀조사 끝에 한강 물의 높은 압력으로 둑 밑에 구멍이 생겨 둑 내부의 일부가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을 밝혀냈다. 둑 구멍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 구간은 왕복 2차선 도로로 폭이 8ｍ에 불과한 홍수취약지대. 더구나 16일 자정엔 한강 상류에서 흘러드는 물이 급증하는데다 서해안 만조까지 겹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시는 이에 따라 오후 1시 수해대책반 공무원들을 긴급 소집하는 한편 지역내 해병대 청룡부대와 김포경찰서, 김포소방서 등에 긴급 연락해 인력과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곧바로 공무원 100여명과 해병대 장병 120명, 트럭 2대, 굴착기 1대가 동원됐다.

오후 3시부터는 트럭으로 실어온 자갈과 흙을 포대 2천500여개에 담아 계속해 함몰된 구덩이에 처넣었고, 굴착기는 다짐 작업을 벌여 오후 5시 복구 작업을 끝냈다.

김포는 물론 서울 강서구 개화동 김포공항 일대, 부천지역, 인천 계양·서구지역 등이 물에 잠길뻔한 끔찍한 수재를 막아낸 것이다.

시는 둑이 무너졌다면 7천㏊가 침수되고, 주택 2만5천채와 공장 1만곳이 물에 잠기며 이재민은 1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노순호 도시과장은 “물 구멍을 일찍 발견했고 신속히 대처해 대형 재난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그렇지 못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