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전남 소록도에 수용돼 있던 한센병(나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이 자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열린우리당 유필우 의원은 최근 국회도서관에서 일본인 인권운동가인 다키오 에이지씨가 쓴 '소록도갱생원 강제 수용환자의 피해사실과 그 책임소재'라는 저서를 입수, 24일 이를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다키오씨는 당시 수용된 생존자들의 증언을 인용, 생체실험 대상이 된 환자 20여명이 일본인 의사에게서 '경련주사'를 맞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 환자는 특히 경련주사를 맞으면 머리에 경련을 일으키는 증상을 보이며 모두 24시간 안에 사망했으며 사체는 해부용으로 쓰였다고 생존자들은 증언했다.
 
일제는 또 나병을 박멸하겠다며 남성 환자와 임신부에 대해 강제적으로 거세 및 낙태 수술 자행했으며, 헌병과 경찰을 병원 직원으로 고용해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
 
지난 8월 발간된 이 저서에서 다키오씨는 “일본통치 시대에 강제로 격리수용돼 아직도 소록도 병원에 있는 사람이 117명”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일본은 지난 2001년 제정된 '한센병 보상특별법'에 따라 일본인 강제수용자들에 대해 보상하고 있지만 일제치하 소록도에 수용된 한국인들에 대해선 외면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일본에 보상을 촉구하고 앞으로 국회에서 통과될 과거사기본법을 통해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현재 자국의 강제수용자들에게 1인당 800만~1천400만엔씩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