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인천지역 `외국인고용지원센터'에 통·번역을 위한 인력이 없어 운영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강제로 근로재계약을 맺게 됐다며 사업장의 이동을 요청하기 위해 서인천고용안정센터를 찾은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M(38)씨. 한국에 온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은 M씨는 계약서를 들고 “바꿔”라는 간단한 단어만을 구사하며 의사전달을 하려 했다.

하지만 담당직원은 계약서를 확인하고 M씨에게 가라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담당직원은 “M씨가 혼자와 인도네시아어를 많이 사용해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곳 외국인고용지원팀에는 3명의 직원이 배치돼 있지만 영어 외에 외국어를 통역해 줄 직원은 전혀 없었다.

현재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인천지역에는 몽골, 베트남, 스리랑카, 태국 등에서 온 외국인노동자가 1만1천916명에 이른다.

올해 들어 6개월동안 고용허가를 받은 노동자는 경인종합고용안정센터에서 1천457명, 서인천고용안정센터 1천372명, 부평고용안정센터 417명. 그러나 고용안정센터의 높은 이용률에 반해 이들과 상담할 통역 전문 직원은 전무한 상태다.

인천시내 외국인고용지원팀이 있는 고용안정센터는 3곳. 이곳 중 통역가를 상시 배치한 곳은 경인종합고용안정센터 한 곳뿐이다.

그러나 이곳마저 계약직인 베트남어, 스리랑카어 통역자 2명과 영어 통역이 가능한 직원만 있었다. 담당자들은 이 국가 외의 언어사용자들이 올 경우 자원봉사자나 지인, 콜센터를 찾아 3자간 통역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하지만 콜센터에서 지원되는 외국어도 4개국어로 한정돼 있고 자원봉사자들과의 연결에도 어려움이 많다.

고용센터 한 관계자는 “통역직원이 없고 외국어 가능자를 찾는 것도 힘들어 하루에 100여명씩 상담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하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통역가를 더 보충할 계획은 아직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