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부겸(군포) 안영근(인천남을) 정장선(평택을) 의원 등 합리적 중도개혁에 코드를 같이 하는 재선 3인방이 청와대 등 여권 핵심을 향해 잇따라 '쓴소리'를 했다가 온라인 등 당 안팎에서 '뭇매'를 맞고있다.

이해찬 총리가 한나라당에 대한 폄훼 발언을 계기로 '친노 네티즌'들 사이에서 찬사를 받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김부겸 의원이 28일 대정부질문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념문제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어 달라”고 진언한 후 하루남짓한 시간에 우리당 당원 게시판은 김 의원의 출당을 요구하고, 안영근 정장선 의원과 그들이 참여하고 있는 보수중도 모임인 '안개모'를 공격하는 글들로 사실상 '도배'된 상태.

ID가 '완산벌'이라고 밝힌 당원은 김 의원을 겨냥, “해찬 장군(이 총리)이 차떼기부대 132명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던 절체절명의 시간에 고문관 한 X이 우리부대 정신교육할 시간이라고 떠들다니…”라며 “자성은 집안에서 하고 이적행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ID '장병'은 “자기집(한나라당)으로 돌아가라. 왜 남의 집에 와서 재뿌리느냐”며 자진 탈당을 요구했고, '벨라짱'은 “배은망덕한 X, 누구 덕에 금배지 달았는데, 주인의 등 뒤에다 칼을 꽂느냐? 딴나라 출신답다”며 '원대복귀'를 촉구했다.

두 의원과 안개모를 싸잡아 성토하는 글도 쇄도했다. '첩첩산중'은 “뇌구조가 의심스런 김부겸과 안영근 그리고 안개모”라고 주장했고, 'kylock'은 “안개모 가입하는 X들은 다음번 공천시 100% 탈락시켜, 가입이 정치생명 끝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말했다.

기간당원인 '감자호크'는 안개모를 '안택수(한나라당) 의원의 사주를 받아 개혁을 발목잡는 모임'이라고 명명했고, 'sj5678'은 “노 대통령이 수구들의 칼에 피를 흘리든 안 흘리든 그들은 상관없다. 다음 공천에서 사지를 벌벌 떨면서 손가락 빨도록 우리가 도와주어야한다”고 말했다.

야당에 대해 강경대응을 촉구하는 의원들도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적절하지 못하다”(최재천), “공자님 같은 얘기”(우원식)라며 비판하고 있다.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국정쇄신을 주장했다가 당원게시판에서 혼쭐이 났던 정장선 의원은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날 의원총회에서 만난 유시민 의원으로부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라는 뼈 있는 농담을 들어야 했다.

반면 이 총리에 대해서는 “행동하는 양심이다. 당신이 대선 경선에 나오시면 자원봉사로 뛸 것”(jerryc11), “속시원하게 할말 다해줘 고맙소. 그냥 힘으로 밀어붙여”(박보성), “건국이후 최고의 실세총리 해찬님. 속이 후련합니다”(왕발) 등 격찬과 감사의 글이 속속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라며 “감수하겠다”고 말했고, 정 의원은 “여당이라면 야당과 대화할 의무가 있다”며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부겸 의원은 “그분들이 정치판의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알겠느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