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사격장으로 사용해오다 54년만에 폐쇄된 화성시 매향리 미 공군사격장(일명 쿠니사격장) 일대가 최근 다시 술렁이고 있다.

미 공군 소속 A-10기와 F-16기 등 전투기들이 사격장 폐쇄 후에도 농섬사격장 주변에 굉음을 내며 출격, 1년 가까이 폭격비행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

매향리주민대책위원회는 7일 지난해 11월부터 미 공군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00여차례 농섬을 향해 폭격대형으로 전투기를 출격시켜 비행훈련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만규(50) 주민대책위원장은 “사격장 폐쇄로 기총사격이나 폭탄투하만 하지 않았을 뿐 지난 1년간 매향리 상공을 비행하는 전투기 소음으로 매향리와 석천리 주민 2천700여명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미 공군의 비행시뮬레이션 훈련과 관련, 대책위는 미 공군이 폐쇄된 매향리사격장의 대체 후보지를 찾지 못하자 기존에 사격장으로 사용해 온 농섬을 향해 폭격비행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책위는 “미군이 폐쇄된 사격장에서 비행훈련을 계속하고 있고, 최근들어 환경치유가 안된 미군기지 15곳을 정부에 반환하는 등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매향리사격장 환경정화와 이 일대 비행중단을 촉구하는 주민연명을 받아 다음주께 국방부와 경기도 등에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매향리 주민들은 지난 98년 국가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지난해 11월 2심법원으로부터 `주민 1천333명에게 1997년 5월부터 매향리사격장 폐쇄 때까지 가구당 월 15만~17만원을 소급해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매향리사격장은 1951년 매향리 농섬과 인근 해상 719만평에 조성됐으며, 토·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미 전투기 40~50대가 하루 200여차례에 걸쳐 이곳에서 폭탄투하와 기총사격 훈련을 해오다 지난해 8월 폐쇄됐다.

=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