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2~3일이면 퇴원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안산의 한 대형 병원에서 완치를 눈앞에 둔 60대 폐질환 환자가 갑자기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일이 발생, 가족들이 `의료사고'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안산 K병원과 환자 가족들에 따르면 박모(64)씨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지난 6월부터 안산 K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2개월에 걸쳐 치료를 받은 박씨는 “숨소리도 좋아졌고 가래도 덜 나와 2~3일만 입원 치료하면 기관 절개관을 빼고 퇴원할 수 있다”는 담당 의사의 소견에 따라 지난 1일 이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당시 박씨는 목에 산소공급용 튜브(기관 절개관)를 한 상태였지만 혼자서 산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입원 다음날인 2일 담당 간호사가 박씨의 기관 절개관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박씨의 호흡 수치가 낮아졌고 의료진의 응급 치료에도 불구하고 결국 박씨는 의식을 잃었다.

당시 담당의사는 환자 가족들에게 “(환자가 회복하기) 힘들 것 같다. 오늘 내일 (임종)할 것 같으니 가족들에게 연락해라”는 답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환자의 가족들은 “2~3일만 입원하면 된다더니 이제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박씨의 며느리 김모(29)씨는 “완쾌를 앞두고 있었는데 이제와서 장례를 준비하라니 마른 하늘에 웬 날벼락이냐”며 “담당 의사는 `자신은 봉급생활자니 책임을 질 수 없고 병원을 상대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발뺌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가족들은 또 ▲호흡 수치가 낮아졌을 당시 신속한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 ▲기관 절개관을 제거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가족들에게 전달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명백한 병원측 의료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담당 의사는 “모든 공식적인 답변은 하지 않겠다”면서 “(환자측) 가족들과 대화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해명했다.

병원측 관계자도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되지 않아 병원측에 정식 보고된 바 없다”면서 “의료사고로 판명된다 하더라도 1차적 책임은 담당의사에게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