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방적으로 시·도 세원인 취득·등록세 등 부동산 거래세율을 인하한다고 발표했으니, 그에 따른 전국 시·도의 세수감소분을 정부에서 보전해 줘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거래세율 인하 정책 발표에 연간 500억~5천억원의 세수가 줄어들게 된 전국 시·도가 정부에 요구하는 요지다.

정부는 지난해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하면서 광역 시·도의 주 세입원인 취득·등록세를 0.5~2% 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지난 3일 또다시 개인간 주택거래와 법인과 주택거래에 대한 거래세를 개인간 거래는 0.5% 포인트, 법인과 거래는 2.0% 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전국 시·도의 취득·등록세수의 20%를 차지하는 경기도의 경우 연간 4천255억원의 세수감소가 예상되는 것은 물론 전국적으로 1조4천억원의 세수부족이 생기게 됐다. 또 정부는 내년부터 자치단체간 세목을 재조정하면서 경기도의 경우 면허세를 시·군세로, 군에서 부과하는 취득세는 군세로 세목을 재배분키로 해 연간 806억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가 시·도의 감소되는 세수보전책으로 제시한 것인 `종합부동산세'에서 보전해 주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시·도는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6억원 이상의 재산세를 시·군·구에서 국가로 가져가는 대신 이에 따른 시·군·구의 세수감소분을 보전해 주기위해 신설한 세원인데 이를 시·도로 전용할 경우 시·군·구의 반발이 예상돼 실제 정부의 세수보전 방침이 실행되기 어렵다는 게 다른 대책을 요구하는 골자다.

여기에는 민선4기들어 수많은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선 재원이 필요한데 `알토란' 같은 재원이 정부의 일방적 세율인하로 없어지게 돼 반발하는 심리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전국 시·도는 취득·등록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감소 보전을 위해 부동산 교부세에서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 확실한 방안과 함께 항구적인 재원보전 대책으로 국세의 지방세 이양을 통해 `지방소비세'를 신설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의문을 23일 행정자치부에 건의하는 한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방문, 세수보전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완곡하게 수용불가 입장을 전달받으면서 향후 이에따른 대립과 갈등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협의회 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단체장의 말씀을 고민하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수용하기 힘들고) 참고만 할 수밖에 없다”며 “국정을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중앙정부의 입장도 이해해 달라”고 거꾸로 요청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도 “취득·등록세 인하는 서민경제를 위해 좋다”는 입장을 밝히고 “시·도지사 회장단의 건의안을 당에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가 협의회의 요구에 수용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취득·등록세율 인하 정책이 국민 대다수로부터 지지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협의회의 의견을 무턱대고 수용했다간 국민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같은 입장이다.